지난해 코인과 NFT 열풍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 경제 둔화와 유동성 축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암호화폐 겨울'이 찾아오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많은 투자사들이 여전히 웹3 스타트업에 베팅하고 있다. 이에 왜 웹3, 블록체인이 미래사업을 주목받고 있는지 톺아본다. [편집자주]
[더구루=홍성일 기자] 탈중앙화와 분산, 개인의 통제권 강화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웹3 구현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기반이다.
웹3가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도 결국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코인, NFT(대체불가토큰) 등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기 때문. 이번 편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코인, NFT 등의 기술을 살펴본다.
◇블록체인은
블록체인 기술은 사전적 의미로 P2P(Peer to Peer) 네트워크를 통해서 관리되는 분산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은행에서 거래되는 모든 내역이 기록된 B라는 장부가 한 권이 있다. A에서 거래되는 모든 정보는 B에 저장되고 관리된다.
반면 블록체인에서는 A라는 은행에서 거래되는 모든 내역은 A라는 은행 뿐아니라 은행에서 거래를 하는 모든 개인들의 개인 장부에도 저장된다. 즉 똑같은 장부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며 중앙이 아닌 모든 참가자가 공동으로 기록을 관리하게된다. 이를 블록체인 혹은 분산원장 기술(DLT, 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이라고 불린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처리와 암호화를 기술을 합쳐 정보를 관리하기 때문에 높은 보안성을 자랑한다. 특히 중앙서버 한 곳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의 왜곡, 디도스 공격 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데이터의 왜곡의 경우 기존에 장부가 1권일 때는 해당 장부를 수정하면 바뀐 내용을 찾아내기 힘들지만 블록체인의 경우 똑같은 장부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1개의 장부만 수정하고 거래를 하려고 하면 유효성 상호 검증 과정에서 걸러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해커는 블록체인 내 모든 블록을 해킹해 내용을 수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각자의 블록을 보유한 개인들은 자신에 대한 신원 증명 등을 통해 다른 개인과 플랫폼을 걸친 거래를 하지 않고 직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아끼며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은 웹3 뿐 아니라 디파이(DeFi) 등을 통해 금융 분야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인증절차에서 별도의 공인인증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해외 송금이 용이하며 조건에 의해 거래가 자동적으로 성립되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중간 관리자 없이 빠르게 거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코인과 NFT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기술이 암호화폐(코인, 토큰류)와 NFT다. 분산원장 기술은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기본적으로 데이터 왜곡 자체가 어렵다. 또한 암호화 기술까지 더해져 보안성이 매우 높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화폐가 암호화폐다.
암호화폐의 시작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쓴 한 개발자가 '비트코인'에 대한 문서를 공개하고 세상에 알려졌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의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했고 비트코인의 소스코드를 다수의 사람들에게 배포하며 비트코인의 역사가 시작됐다.
암호화폐의 가장 큰 특징은 중앙은행과 같은 곳에서 발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현실화폐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현실화폐는 중앙은행 등에서 발행해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아야만 신뢰성을 얻는다.
반면 암호화폐는 분산된 블록들의 증명 작업(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신뢰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실제로 사용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한동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데이터 형태로만 남아있었다. 그러던 2010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던 한 프로그래머가 당시 40달러 수준의 가치를 가졌던 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두 판을 구입하며 실제 거래에 이용했고 이를 시작으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POW는 하드웨어 연산을 통해 해시 알고리즘에 따라 정해진 문제의 해를 가장 먼저 찾는 네트워크 참가자에게 새로운 블록의 소유권을 획득하게 한다. 즉 컴퓨터 연산을 통해 수학 문제를 푸는 작업을 통해 블록을 생성하고 이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채굴'이라고 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이더리움이 증명 방식을 지분 증명(Proof of Stake, POS)로 변경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지분증명은 기존 하드웨어 연산방식의 POW의 단점인 환경 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트워크 상에서 스테이킹(예치) 해둔 코인들로 새로운 블록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스테이킹에 참여하는 개인들은 자신의 지분율 만큼 수수료를 수령,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더리움 측은 더머지를 통해 지분증명으로 전환되면 작업증명에 비해 탄소배출량을 99.95%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코인과 함께 지난해 말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불가토큰' 혹은 '대체불가능토큰'으로 불린다.
NFT는 토큰에 연결된 이미지 혹은 메타데이터의 주소, 토큰의 창작자, 현재 소유자, 거래 내역 등의 정보가 저장된다. 그리고 이 정보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되며 '고유성'을 인정받게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일종의 인증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복제가 손쉬운 디지털 환경에서 콘텐츠가 원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함으로써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대체가능토큰(Fungible Token, FT)은 각기 동일한 가치와 기능을 가지기 때문에 상거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0년 발권된 1달러와 2022년 발권된 1달러가 같은 1달러이기 때문에 거래가 가능한 것과 같다. 반면 NFT는 2010년에 발권된 1달러 한장에 '고유성'을 부여해 다른 1달러와 교환할 수 없도록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런 특성때문에 NFT는 현재 그래픽 아트, GIF, 비디오, 수집품, 가상 아바타,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고유성을 가진 가상자산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사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물론 NFT의 우려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인과 마찬가지로 NFT에도 투기 광풍이 불어 지난해 엄청난 버블이 끼며 일단 사고 보는 묻지마 투자도 이뤄졌다. 또한 NFT 발행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이용해도 저작권 위반에 걸리지 않아 분쟁이 벌어지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법제화 등의 후속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끝으로 정리하자면 웹3 환경에서 개인이 콘텐츠와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고 이를 거래할 수 있다면 거래 과정에서 화폐가 필요하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코인이다. 그리고 구매한 콘텐츠가 가치가 있는 원본임을 증명해 가치를 발생시키는 것이 NFT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웹3가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경우 다수의 코인과 NFT가 생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만큼 웹3와 메타버스가 관심받고 대세가 될 가능성이 지금보다 커진다면 덩달아 코인과 NFT가 다시금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