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올해 주요 해운사들이 컨테이너선 발주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운임 하락세가 이어지자 선박 공급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영국 해사 전문 컨설팅 기관 드류리(Drewry)가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기선 운송은 지난해 이윤의 5%에 불과할 것이며 대규모 컨테이너 주문 최대 25%가 연기될 전망이다.
드류리는 정기선 운송이 작년에 2900억 달러의 기록적인 영업 이익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화주가 더 저렴한 운임과 더 나은 서비스 안정성을 누리면서 150억 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드류리의 세계 컨테이너 지수(World Container Index)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는 새해를 맞아 운임 급락이 멈췄지만 운송업체가 앞으로 몇 달 동안 매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국제 컨테이너선 운임료 시황을 가리키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6일 기준 1061.14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5109.5)과 비교해 79.2% 낮아졌다. SCFI도 1년 새 5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다.
해운 호황기 때 선사들이 발주했던 신규 컨테이너선들이 올해 2·4분기부터 대거 투입 예정이라 컨테이너선 주문 전망은 더욱 어둡다.
주문량 감소는 해운 운임 하락으로도 이어진다. 아시아 컨설팅 업체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 설립자 후아주 탄(Hua Joo Tan)은 "운송업체들은 올해 저조하게 시작하고 있으며 올해가 끝나기 전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운임 하락 예측은 작년부터 나왔다. 드류리는 수요 감소로 인해 컨테이너 현물 운임이 지난 4개월 동안 매주 하락했으며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물량이 상당 부분 회복이 느린 것으로 봤다. <본보 2022년 7월 10일 참고 컨테이너 선사 잔치 끝났나…운임 지속 하락>
운임 지수 하락은 △중국의 코로나19 무관용 정책 △미국 서해안 항만 노동 협상 △인플레이션 유발 노동력 부족 위험 등이 컨테이너선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조선업계도 올해 수주액이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솟는 금리로 선박 발주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와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액과 수주량은 각각 220억 달러, 850만CGT(표준환산톤수)로 전망했다. 작년과 비교해 수주액과 수주량은 각각 42.9%, 41.8% 감소한 규모다.
그러나 해운 운임 지수 하락을 우려한 분석기관과 달리 해운업계는 적자 상황이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작년만 해도 SCFI가 4000대 초반이어서 운임이 4배 이상 올랐지만 지금은 1000 초반을 유지하고 있어도 적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지수가 떨어지면 해운사들은 타격이 크겠지만, 현재까지는 적자 상황은 아니다"라며 "코로나 이전과 다른점이 있다면 초대형선박 확보, 사선 보유비율 확대 등 체질개선이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