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일 기자] 1996년 11월 GM과 결별하고 독자적인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던 대우자동차가 2년여의 연구개발을 거쳐 신차를 공개했다.
소형차 시장에서 이름을 날리던 르망과 씨에로의 통합후속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라틴어로 '즐거운'이라는 뜻의 'Latus'와 우리라는 뜻의 'Nos'가 합쳐져 '우리를 즐겁게 하는 차'라는 뜻의 이름을 가졌던 '라노스'다.
2002년 단종 이후 한국 도로에서는 아주 가끔 보일때도 있지만 거의 보이지 않는 차가 돼버린 라노스가 아직도 생산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다.
라노스는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우크라이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상위권에 위치한 바 있을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처음 라노스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98년이다.
대우차와 우크라이나의 자동차 제조회사 ZAZ는 함께 'AvtoZAZ-Daewoo'라는 합작회사를 만들고 CKD(반조립) 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이 공장에서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 대우의 자동차들이 생산됐다.
그러던 2001년 대우차가 파산하게 되면서 AvtoZAZ를 UkrAVTO라는 우크라이나 자동차회사가 그대로 인수하게 된다.
그리고 'ZAZ'라는 브랜드를 독립시켰고 2004년 말부터는 반조립 생산이 아닌 라이센스 방식으로 직접만들고 있으면 2009년부터는 대우의 라노스가 아닌 'ZAZ'의 라노스로 완전히 통합되게 된다.

우크라이나에서 판매되는 '라노스'는 5도어 해치백 모델의 이름이고 형제 모델로 4도어 세단모델은 '센스', 차량의 뒷좌석을 짐칸으로 개조한 '타브리아 픽업' 등이 존재한다.
라노스의 인기는 러시아와 전쟁 이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 경제 상황과 겹쳐 중고차 시장에서 눈에 띄고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평균 급여를 얼마나 모아야 중고차를 살 수 있느냐를 분석하는 기사에 라노스도 명단에 올렸다.
이들 매체는 라노스의 중고차 가격은 평균 8만5897흐리브냐(약 425만원)이다.
매체들은 우크라이나의 일반인이 한달 평균 1만971흐리브냐(약 54만원)를 번다며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숨만 쉰다면 8개월을 모아야 라노스를 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노스가 이렇듯 분석대상이 된 것은 우크라이나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있는 차량 BEST5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라노스는 아우디의 A4, A6 토요타 캠리, 폭스바겐 파사트 B5와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기있는 중고차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2002년 단종 이후 한국에서는 점점 자취를 감췄지만 라노스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우크라이나에서는 한동안 라노스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