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조원' vs '0.5조원'…韓·美 코로나 mRNA 백신 기술 격차 배경

국내 제약사 연구 지지부진…중단 가능성도

 

[더구루=한아름 기자] '41.5조원' vs '0.5조원' 조 5660억원. 이는 한국과 미국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정부 지원 규모를 놓고 하는 말이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319억달러(약 41조5660억원) 이상을 투자한 반면, 우리 정부의 지원금은 5853억원에 불과했다. 미국과 우리 정부 간 예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하기 위해 319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3월 1일 자에 게재된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대한 미국 정부 투자의 후향적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美 정부, mRNA 연구과제 34개 투자

 

BMJ 조사팀은 국립보건원(NIH), 생물의학고급연구개발기관(BARDA), 국방부(DoD) 등 3개 정부 기관의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조사팀은 1985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지질나노입자(LNP), mRNA 합성 또는 변형,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mRNA 백신 바이오기술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미국 정부 투자 내역을 팬데믹 이전(1985년~2019년)과 팬데믹 기간(2020년1월1일~2022년3월31일)으로 나눠 평가했다.

 

그 결과,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 연구과제 34개에 투자했다. 총투자 비용은 319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3억3700만달러는 팬데믹 이전에 투자됐다.

 

팬데믹 이전에 NIH는 mRNA 백신 기술과 관련된 기초과학에 1억1600만달러를 투자했다. BARDA와 국방부는 각각 1억4800만달러, 7200만달러를 들였다. 팬데믹이 시작된 후에는 미국 공적자금 292억달러가 백신 구매에 쓰였다. 22억달러는 임상 지원에, 1억800만달러는 기초과학에 지원됐다.

 

◇韓 개발속도 느려… 지속 관심 필요

 

반면 우리 정부가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3년간 5853억원이었다. 이마저도 실제 집행된 금액은 절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부와 우리 정부 예산 규모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정부 투자금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주권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실질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업계 안팎에선 기술적 한계와 천문학적인 비용 등의 이유로 국내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연구를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제약사가 실패와 사업성을 무릅쓰고 뛰어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코로나 mRNA 백신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았다"며 "팬데믹 이전에 작은 연구소 규모의 기업에 불과했던 모더나의 경우, 수십조원대 정부 지원을 받아 일약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코로나 mRNA 백신 연구에서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2021년부터 국내 제약사들은 두 개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mRNA 백신 개발에 나섰으나 아직 임상 1상·임상 1/2a상 단계에 있다.

 

동아ST와 에스티팜, GC녹십자, 한미약품 등이 주축으로 이뤄진 K-mRNA 컨소시엄은 에스티팜의 후보물질 STP2014를 연구 중으로, 올해 9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보령바이오파마와 아이진, 큐라티스 등은 mRNA 벤처 컨소시엄을 만들고 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개발 속도가 느리다. 연구가 중단될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바이오파마가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어 향후 코로나 mRNA 백신 연구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mRNA 백신 연구 경험이 적어 다른 연구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이대로라면 향후 국내와 선진국 간의 mRNA 기술 격차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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