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 카자흐스탄 제2공장 설립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적극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최근 카자흐스탄 방한단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스클랴르 로만(Sklyar Roman) 카자흐스탄 제1부총리를 만나 현지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지 제품 생산과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구축을 포함한 현지인 대상 엔지니어링 교육, 공장 설립 관련 지원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기아는 카자흐스탄 코스타나이(Kostanay) 지역에 제2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카자흐를 중심으로 러시아 공장 생산 공백을 만회하기 위한 '플랜-B' 전략 강화 차원에서다. 플랜-B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항하는 국제적 공조 대열에 동조하는 한편,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내 입지를 공고히 하는 전략이다. 러시아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전체 판매는 유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앞서 기아는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보이콧' 국제 공조에 따라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재가동을 무기한 보류한 바 있다.
이번 제 2공장 설립에 앞서 지난 2월에는 기존 현지 공장에서 새롭게 마련한 반조립생산(CDK) 라인 설비를 통해 스포티지 시범 생산도 시작했다. 카자흐 북부 코스타나이에 있는 자동차 반조립 회사 '사리아카 압토프롬'(Saryarka AvtoProm)이 보유한 이곳 공장은 연간 2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 기아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이곳 공장에서 리오 등 핵심 모델을 생산하는 등 중앙아시아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지 교육 기관 간 산학협력을 통한 미래 자동차 인재 양성 과정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코스타나이 자동차 전문 대학에 자동차 기술 전문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알루드 공업 전문대학원을 개교하는 등 향후 인력 공급을 위한 기반 작업을 다지고 있다. 이들 기관 포함 현재 협업을 진행하는 교육기관은 25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기아 현지 공장 설립에 적극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안드레이 라브렌티에브(Andrey Lavrentyev) 알루드그룹(Allur Group of Companies) 회장과의 회동 자리에서 자동차 산업 개발의 중요성과 현지 엔지니어 및 기술 전문가 양성 필요성에 공감하고 기아 공장 유치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본보 2023년 4월 5일 참고 [단독] 기아, 카자흐스탄 제2공장 설립 추진…토카예프 대통령 적극 지원>
이번 회담을 통해 기아와 카자흐스탄 정부간 협력 프로젝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 카자흐 공장 설립에 따른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는 6000개 이상이 될 것"이라며 "현지 정부가 자동차 산업 발전에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르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체 모트렉스는 이날 카자흐 현지 공장 설립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파트너사와 지역 등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으나 향후 기아 제2공장 등과의 협력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모트렉스는 현대차·기아 PBV 차량에 AVNT(Audio Video Navigation Telematics)를 납품하는 업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