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베트남 글로벌 최저한세 부작용 우려 "기업에 재정적 부담"

최주호 삼성전자 부사장, 현지 재무부 주최 세미나 참석
"베트남 투자 환경에 악영향…베트남산 제품 경쟁력 상실"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 정부 주최의 세미나에 참석해 '글로벌 최저 법인세'(이하 최저한세) 시행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 현지 정부와 활발히 접촉하며 최저한세 대응에 분주한 모양새다.

 

브이앤익스프레스(Vnexpress) 등 베트남 매체에 따르면 최주호 삼성전자 부사장은 18일(현지시간) 현지 재무부가 주최한 글로벌 최저한세 관련 세미나에서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면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에 제공하던 우대 정책이 유효하지 않게 된다"며 "베트남의 투자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한세는 소득 발생 관할 지역을 막론하고 다국적 기업에 15%의 최소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다국적 기업의 자회사가 특정 국가에서 이보다 낮은 실효세율을 부담할 시 모회사 소재지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들이 추가로 세금을 물릴 수 있다.

 

최 부사장은 "추가 세금 납부는 기업에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재무 계획과 사업 전략에 영향을 주고 베트남산 제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트남 정부가 결단력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1989년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열어 베트남에 첫발을 디딘 후 투자를 확대해왔다. 삼성전자는 박닌과 호찌민, 타이응우옌 등에 생산법인 4개를 운영하며 스마트폰·모바일 기기, 네트워크 장비, TV 등을 양산하고 있다. 작년 말 베트남 하노이시 THT 신도시 지구에서 R&D센터도 열었다. 누적 투자액은 200억 달러(약 26조원) 이상이다.

 

삼성이 베트남을 글로벌 사업장으로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베트남은 법인세와 베트남 국내 판매용 부품 수입 관세 면제 등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 2021년에는 호찌민에 위치한 삼성전자 베트남 가전복합법인(SEHC)을 수출가공기업(EPE)으로 전환시키고 수입부가세 면제를 비롯한 각종 세제 혜택을 줬다.

 

최저한세가 도입되면 삼성은 세 절감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된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최저한세까지 시행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 정부를 여러 차례 접촉하고 대응을 주문해왔다. 박학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가 올해 브엉 딘 후에(Vuong Dinh Hue) 국회의장과 회동한 데 이어 최 부사장이 팜 탄 하(Pham Thanh Ha) SBV 부총재와 만났다. 지난달 베트남 국세청이 주최한 최저한세 도입 관련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최 부사장은 현금성 지원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본보 2023년 3월 30일 참고 [단독] "최저한세 대안은 현금성 지원"…삼성전자, 베트남 정부 전방위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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