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CJ ENM 미국 자회사 피프스시즌(옛 엔데버콘텐트)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피프스시즌이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적자 수렁에 빠졌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피프스시즌은 최근 직원 2%를 해고하는 감축 조치를 했다. 해고 대상은 임원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직원과 조직에서 이뤄졌다. △베스 맥피 마케팅 수석 부사장(SVP) △샤론 리긴스 커뮤니케이션 수석 부사장(SVP) △제니퍼 사울 TV 비즈니스·법률 고문이 회사를 떠난다.
콘텐츠 제작팀도 감원 대상이 됐다. △셸비 화이트 TV 제작 담당 이사 △다니엘 거버 피지컬 프로덕션 부사장(VP) △카일 플림튼 TV 제작 매니저 △라이언 번스타인 영화 제작 담당 이사 △조시 워크맨 여행 코디네이터가 해고 대상자로 선정됐다.
CJ ENM이 정리해고에 나선 것은 실적 악화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792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4.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1374억원)은 전년 대비 53.7% 감소하고 순손실 16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피프스시즌이 CJ ENM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CJ ENM은 지난해 1월 피프스시즌의 지분 80%를 약 9300억원에 인수했으나 피프스시즌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피프스시즌은 7000억원의 매출을 냈음에도 4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피프스시즌에 대한 증권가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준 피프스시즌은 작품 1개만 납품해 99억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며 "피프스시즌은 상반기 5~6편, 하반기 약 20편 작품을 딜리버리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 제작에 따른 외형 및 수익성 개선은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자동차·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위주로 진행됐던 해고 움직임이 콘텐츠 제작 업종으로 계속 확산하는 분위기다. 매출 성장이 정체됐지만 비용이 증가해 수익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디즈니·넷플릭스도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디즈니는 지난 2월 약 7000명의 감원을 포함한 55억 달러(약 6조9000억원)의 비용 삭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정리해고는 전체 직원의 약 3%에 해당된다. 넷플릭스도 작년 6월 직원 3300명을 해고한 뒤 "매출 성장은 정체됐지만, 비용은 증가함에 따라 구조조정을 결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