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투자' 원하는 EU...브르통 위원, 이재용 회장 만나러 달려온다

29~30일 방한
삼성, 인텔·TSMC 등 유럽 반도체 투자 행렬 동참 요청할 듯

 

[더구루=오소영 기자] 티에리 브르통(Thierry Breton) 유럽연합(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한다. 인텔과 TSMC에 이어 삼성전자의 투자를 이끌어 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핵심 기업들을 유럽에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브르통 위원은 29~30일 방한해 이 회장을 만난다. 브루통 위원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회동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와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브르통 위원은 이 회장에게 반도체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작년 초 반도체법(Chips Act)을 발의했다. 2030년까지 총 430억 유로(약 61조원)를 투자하고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중 EU 비중을 기존 9%에서 2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칩 생산시설 등 첨단 공장을 역내에 건설하고, 연구소와 디자인 시설 설립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는 들썩이고 있다. 인텔은 10년간 유럽 전역에 800억 유로(약 114조원)를 쏟는다. 120억 유로(약 17조원)를 투입해 아일랜드 공장을 두 배 확장하고, 독일 마그데부르크 생산시설 증설 규모도 당초 170억 유로(약 24조원)에서 300억 유로(약 43조원)로 증액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후공정 라인에 46억 달러(약 6조원) 투자도 확정했다.

 

TSMC는 독일 드레스덴에 100억 유로(약 14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 정부와 보조금 협상을 곧 마무리하고 착공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시선은 삼성을 향하고 있다. 7나노 이하 미세 공정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기업은 삼성과 TSMC뿐이다. EU는 TSM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긴 했으나 독일 신공장은 구형으로 평가받는 28나노 설비가 들어선다. EU가 최종 목표로 삼는 첨단 반도체 공장을 역내에 지으려면 삼성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작년 11월 방한해 이 회장에게 반도체 공장 투자를 요청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방문을 동행한 이 회장과 만나 반도체 사업을 논의한 바 있다. 브르통 위원도 반도체 협력을 주요 의제로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구애에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미국과 비교해 유럽 시장은 작지만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장하는 현실을 무시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독일 뮌헨에 반도체·디스플레이 판매법인인 '삼성반도체 유럽'의 본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법인은 지난해 3조69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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