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10년' 허인철號…오리온 '매출 3조' 새 역사 쓴다

중국·베트남·러시아 실적 고공행진
해외 생산라인 증설 통한 역량 강화

 

[더구루=김형수 기자] '제과 구루(GURU)' 반열에 오른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오리온이 올해 매출 3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울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허 부회장이 강조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성과를 내면서 새 역사를 쓸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에 변화의 바람은 허 부회장이 첫 지휘봉을 잡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허 부회장은 담철곤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신세계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담 회장이 계열사 합병, 조직 통합 등 큰 그림을 그리면 허 부회장은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재직 시절 굵직한 M&A(인수합병)와 재무, 영업을 두루 거친 허 부회장이 효율경영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가 지난해 올린 매출은 2조9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1% 늘어났다. 허 부회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2013년(2조4860억)과 비교하면 18.08% 증가했다. 이후 오리온홀딩스 매출은 △2015년 2조3820억원 △2016년 2조3860억원 △2017년 1조8600억원 △2018년 1조9980억원 △2019년 2조1040억원 △2020년 2조2810억원 △2021년 2조4150원을 기록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주요 해외법인 매출이 고공행진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중국 매출은 2017년 7950억원에서 지난해 1조2750억원으로 60.41% 뛰었다. 같은 기간 베트남 매출은 2210억원에서 4730억원으로 114.47%, 러시아 매출은 77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171.41% 증가했다. 이들 3개국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68.14%에 달한다.


 

 

◆중국·베트남·러시아 이어 인도 '글로벌 영토 확장'


허 부회장의 주도 아래 개별 국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1995년 중국 법인을 세운 이래 베트남(2005년)과 러시아(2003년)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사업을 확대했다. 

 

중국에서는 오리온 대표 제품 초코파이(중국명 好麗友·派·하오리요우 파이)가 중국 대표 브랜드 평가 기관인 Chnbrand에서 발표하는 '2023년 중국 고객 만족 지수' 파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9년 연속이다.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는 한편 현지 소비자 입맛을 겨냥한 초코파이 바나나, 초코파이 딸기, 초코파이 생크림 등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본보 2023년 4월 20일 참고 [단독] 오리온 초코파이, 中 브랜드파워 1위…9번째>

 

오리온은 이밖에도 오!감자(중국명 呀土豆·야!투도우), 스윙칩 (중국명好友趣·하오요우취), 마이구미 알맹이(중국명 果滋果心·궈즈궈신)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 소비자 공략에 힘쓰고 있다. 생감자스낵 등 스낵류와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젤리 중심으로 매출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국민 과자’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연말 기준 초코파이의 현지 파이 시장 점유율은 67.8%에 이른다. 초코파이는 제사상에 올라갈 정도로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오리온은 지난해 7월 신제품 초코파이 몰레(ChocoPie Molle)를 출시하며 초코파이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 4월에는 꼬북칩(현지명 Masita·마시타)을 론칭하고 고객몰이에 나섰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제2의 초코파이'로 급부상했다. <본보 2023년 6월 26일 참고 '제2의 초코파이'…오리온 꼬북칩, 베트남서 품절 대란>

 

지난 1993년 러시아 수출이 시작된 초코파이는 현지 소비자들에게서 30년 넘게 호응을 받고 있다. 베리류를 잼으로 즐겨먹는 러시아 식문화를 반영해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망고 등으로 만든 잼을 활용한 초코파이를 내놓은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오리온 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10종 이상의 초코파이를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다. 

 

허 부회장의 지휘 아래 오리온은 2018년 인도에도 법인을 세우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21년 3월부터 초코파이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도 초코칩 쿠키, 카스타드, 쌀과자 등을 대도시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다.

 

 

◆제과 경쟁력 제고·사업 다각화 통한 성장 추진

 

오리온은 글로벌 생산 역량 제고를 통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995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업 확대에는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기존 공장 증축과 함께 하노이, 호치민에 이은 제3공장 설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6월 완공된 트베리 신공장에 젤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현지 젤리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올해 상반기 꼬북칩 생산라인을 갖춘 데 이어 하반기에는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할 전망이다.

 

여기에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나서고 있다. 2014년부터 품질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역량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스낵 카테고리 강화 차원에서 글로벌연구소 산하에 글로벌스낵개발파트를 신설했다. 글로벌연구소의 해외법인 제품 개발 본부 기능을 높인 것이다. 실제 신제품 출시 행진이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2016년 쵸코송이쿠키 △2018년 요거트파이 △2020년 찰초코파이, 베트남에서는 △2018년 초코파이 다크와 오스타-소스 △2019년 쎄봉 △2020년 초코파이 딸기요거트 등을 선보였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지난해 글로벌 기준 85종의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기존에 없던 맛, 식감을 개발하는 등 제품 혁신을 통해 국내외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오리온만의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과 사업영역을 확대해 성장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해외 사업 성장에 올해 매출이 3조원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남성현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를 포함한 주요 국가 성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하반기 제과사업부의 경우 원가율 개선에 따른 효과와 베트남 법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펀더멘탈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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