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 풍력발전소 '환경논란'으로 기소

호주 찰룸빈 풍력발전 사업, 환경단체·주민 반발에 난항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으로 지역 주민 오도"
야생동물 서식지 훼손돼 생존 위협도

 

[더구루=길소연 기자] 고려아연의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의 호주 찰룸빈(Chalumbin) 풍력발전 사업이 '환경논란'으로 기소됐다. 발전소 건설로 야생동물의 서식지 등 지역 생태계가 훼손되는데 연방 환경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고의로 허위 정보를 제공해 지역 주민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크에너지는 퀸즈랜드 북부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열대우림 인근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풍력 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해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환경주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린워싱은 언뜻 환경을 보호하는 듯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환경 보호와 관련이 없는 행동을 하는 위장환경주의를 의미한다. 기업이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일부 과정만을 부각시켜 마치 친환경 사업인 듯 하는 것을 일컫는다.

 

찰룸빈의 환경단체 '프렌즈 오브 찰룸빈'(Friends of Chalumbin)은 그린워싱에 대한 상원조사에서 아크에너지가 이 프로젝트가 지역 주민과 연방 환경부에 미치는 환경 영향을 경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친환경으로 여겨지는 재생 에너지 산업이 그린워싱 선전을 가장 노골적으로 남용하는 산업 중 하나"라며 "커뮤니티와 소비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개발 또는 제품의 친환경 자격 증명을 조작하는 것은 제공되는 정보의 진실성과 무결성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말했다.

 

특히 환경단체는 아크에너지의 풍력발전단지로 △붉은 참매 △가면올빼미 △안경날여우박쥐 △북방 그레이터 글라이더 등 야생동물의 생존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찰룸빈 풍력발전은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열대 우림에서 불과 600m 떨어져 있다. 

 

이미 찰룸빈에 많은 풍력발전소가 있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찰룸빈에는 카반 풍력발전소(터빈 28기), 윈디 힐 풍력발전소(터빈 20기), 하이로드 풍력발전소(터빈 18기)가 있다. 여기에 찰룸빈 풍력발전의 터빈 86개가 더해지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아크 에너지가 86개의 터빈 축소로 환경적 상쇄 효과를 과장했으며, 이 프로젝트가 멸종 위기에 처한 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주 환경단체의 반발이 지속되자 아크에너지는 지난해 환경운동가들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프로젝트 규모를 200개의 터빈에서 86개의 터빈으로 축소한 바 있다.

 

호주 테이블랜즈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지난 4월에도 호주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에 찰룸빈 풍력발전 사업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에도 발전소 건설을 위한 토지 개간으로 약 1000만㎡에 달하는 식생지를 훼손하고 생물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본보 2023년 4월 24일 참고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 풍력발전소, 환경단체·주민 반발 부딪혀>
 

아크에너지는 환경단체의 우려에 대해 프로젝트를 위해 지역사회와 협의도 마쳤고,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부지 중 0.3%인 107만2000㎡만 개간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터빈 수도 축소했고 보조금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시 다나허(Kathy Danaher) 아크에너지 전무이사는 "아크에너지는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그린워싱이 있었다거나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환경 또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진술을 했다는 제출 내용의 모든 주장을 강력히 부인한다"고 말했다.

 

한편 찰룸빈 풍력발전소는 퀸즐랜드주 레이븐슈에 602㎿ 규모로 건설된다. 아크에너지는 지난해 퀸즈랜드 정부의 보고서를 승인받았다. 현재 최종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제출하고 타냐 플리버섹(Tanya Plibersek) 호주 연방 환경부 장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