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공략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잠재적인 SMR 공급사와 증기 터빈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체코 경제지 '이코노믹 저널(Ekonomický deník)'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 프로차즈카(Daniel Procházka) 두산스코다파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3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열린 원전 컨퍼런스 '원전, 새 건설(Nuclear New Builds)'에서 "SMR 제조사 두 곳과 증기 터빈 공급을 논의했으며 한 곳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체코는 2045년까지 300㎿ 규모 SMR 최대 10기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32년 테멜린에서 SMR 가동을 시작하고 투시미체와 데트로마로비체에서 추가 건설을 검토한다. 석탄화력 발전소가 있는 멜닉과 프루네르조프, 레드바이스도 후보 부지다. 체코는 석탄화력에서 SMR로 전환하는 데 3~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재 공급사로는 △한국수력원자력 △미국 웨스팅하우스 △미국 뉴스케일파워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 △프랑스 EDF △영국 롤스로이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E)와 일본 히타치 제작소의 합작사 'GE히타치뉴클리어에너지'가 거론된다.
한수원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179㎿급 '혁신형 SMR(i-SMR)'을 소개했다. 한수원은 올해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등과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단을 꾸렸다. 2028년까지 한국형 SMR의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할 계획이다.
웨스팅하우스도 3년 이하의 짧은 건설 기간과 축구장의 4분의 1 정도인 부지 면적을 강조하며 SMR 홍보에 열을 올렸다. 2027년까지 인허가 완료, 2030년께 공급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 EDF도 340㎿ 규모 SMR인 '뉘아르(NUWARD)'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체코는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내년 중반까지 공급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파트너사를 거론하지 않았으나 한수원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i-SMR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체코향 SMR에도 두산스코다파워의 증기 터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스코다파워는 대형 원전에 이어 SMR 시장을 공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SMR은 주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넣어 일체화한 소형 원전이다. 건설 기간과 비용이 덜 들고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며 2035년 62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차즈카 COO는 지난 6월 체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SMR을 포함해) 모든 유형의 원자로에 터빈을 공급할 수 있다"며 SMR 시장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었다. <본보 2023년 6월 14일 참고 두산에너빌리티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 "원전 누가 수주해도 우리가 터빈 공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