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앱티브 '모셔널' 증자 중단…현대차그룹 홀로 추가투자 나서나

앱티브 최고경영자, 실적 발표서 증자 중단·지분 축소 밝혀
자율주행 개발 비용 원인…모셔널 비현금성 자본손실 부담
모셔널 실적 부진도 영향…지난해 상반기 순손실 7500억원 확대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자동차 기술 공급업체 앱티브(Aptiv)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설립한 자율주행 업체 모셔널(Motional)에 대한 증자를 중단하고 보유 지분도 줄일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비용 증가가 요인으로 꼽힌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빈 클라크 앱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진행된 실적 발표에서 “모셔널이 기술 로드맵 측면에서 계속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더 이상 자본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모셔널에 대한 앱티브 지분도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앱티브는 올해 수익 전망치를 주당 5.55~6.05달러로 예측했는데 여기엔 모셔널 손실과 관련된 주당 1.20달러의 비현금성 자본 손실이 포함돼 있다.

 

모셔널의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모셔널은 지난 2022년 상반기 51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1년만인 지난해 상반기 7500억원으로 그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 2022년 말에는 정리해고 소식이 전해지며 모셔널의 법인 정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이어 최고전략책임자(CSO)까지 현대차 임원으로 교체하며 이를 일축시켰다. CFO는 이철곤 현대차 IR 팀장·상무가, CSO는 박세혁 현대차 상무가 맡고 있다.

 

앱티브 외에도 포드,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GM) 등 많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짧은 시간 안에 투자금액을 회수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GM은 올해 로봇택시 사업부인 크루즈에 대한 자본투입을 약 10억 달러(약 1조3365억원)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공동 설립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 AI는 지난해 폐업했다.

 

모셔널은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공동 설립했다. 당시 현대자동차가 1조2678억원, 기아가 6969억원, 현대모비스가 4978억원을 출자해 총 2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들여 50%의 지분을 취득했다. 나머지 지분 50%는 앱티브가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앱티브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의 자동차 부품 및 기술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상회한 수익을 올렸다. 시장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4분기 조정 순이익은 주당 1.40달러로 월스트리트 예상치인 1.33달러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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