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페루 정부가 세계 최대 구리광산인 안타미나 확장을 허가했다. 글로벌 구리 공급 부족 사태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우려를 덜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안타미나 구리광산은 최근 페루 환경청(SENACE)로부터 환경영향연구수정안(MEIA)을 승인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안타미나 구리광산 확장에는 20억 달러(약 2조6700억원)를 투입되며, 운영 기간도 2028년에서 2036년까지로 연장됐다.
이번 승인은 페루 최대 광산업체 대표들이 오스카 베라 페루 에너지광업부 장관과 만나 정부 당국의 허가 속도를 높여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지 일주일 만에 이루어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광산 운영을 비롯해 광산 환경과 지역 사회 참여, 운영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됐다. 수정안에는 노천광 확장과 폐기물 처리장·테일링 댐(광산 채굴 후 남은 찌꺼기를 보관) 최적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안타미나의 광산 면적은 25% 증가하고 노천 구덩이는 150m 깊어질 예정이다. 하루에 최대 17만3000t의 광석을 추출할 수 있고 매일 최대 약 74만2000t의 폐기물이 이동하게 된다. 또한 1차 광석 파쇄장을 교체해 새로운 파쇄장을 설치하며 댐 저장 용량은 현재 110억t에서 157억2000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빅토르 고비츠 안타미나 최고 경영자(CEO)는 "이번 승인은 안타미나와 페루 광산업에 중요한 이정표"라며 "이를 통해 페루 당국과 지역사회와 협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안타미나는 이번 승인으로 구리 생산량을 늘리고 전 세계 구리 원자재 시장에 공급 부족 우려를 잠재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구리 가격이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구리 생산 상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지난해 구리 생산량은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세계 2위 구리 생산국인 페루는 신규 광산개발를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인허가 차질을 빚고 있다. 파나마 대법원도 지난해 11월 캐나다 퍼스트퀀텀미네랄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투자한 코브레 파나마 광산 운영을 중단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풍력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구리가 대량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