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풍파랑' 정신 새긴 韓 배터리 수장들…미래 준비 '한목소리'

LG엔솔, 셀투팩 공급 계약 추진…전고체 완성도 향상 주력
삼성SDI, 내년부터 46파이·LFP·전고체 순차 양산
SK온, 흑자 집중…LFP 2026년 생산

 

[더구루=오소영 기자] '승풍파랑(乘風破浪)'

 

배터리 업계 수장들이 대한민국 최대 배터리 전시회에서 꺼낸 화두는 네 글자로 요약된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과감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셀투팩 제품 공급을 추진하고 전고체 배터리의 완성도를 높인다. 삼성SDI는 46파이(지름 46㎜)부터 전고체 배터리까지 순차 생산하고 올해 투자도 작년 대비 늘린다. SK온은 활발한 신규 수주로 올해 흑자 전환을 꾀하며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을 앞세운다.

 

◇LG엔솔 "셀투팩, 완성차 업체 호응 높아"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셀투팩 배터리 공급 계약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완성차 업체와) 많이 논의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공유해 드리겠다"고 답했다.

 

셀투팩은 '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공정에서 모듈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제조 원가와 무게를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인터배터리에서 파우치형 셀투팩을 처음 선보였다.

 

김 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완성도가 높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좀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된 것을 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급속 충전 기술을 지원하는 배터리에 대해서도 "더블레이어나 실리콘 음극재 활용해 급속 충전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 46파이 내년 양산 가능성↑ …투자 확대

 

 

삼성SDI는 46파이와 리튬인산철(LFP), 전고체 배터리를 앞세워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최윤호 사장은 "46파이 배터리 양산 준비는 다 됐다"며 "2025년 초면 충분히 양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46파이는 기존 2170(지름 21㎜·높이 70㎜) 대비 용량을 5배 늘려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제품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충남 천안 공장에 46파이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LFP와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도 재확인됐다. 최 사장은 "LFP 양산 목표는 2026년"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는 2027년에 생산을 시작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삼성SDI가 이번 행사에서 사업 로드맵을 공개할 정도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제품이다. 삼성SDI는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인 900Wh/L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최 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프로젝트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투자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작년보다 늘리겠다"라고 답했다. 

 

◇SK온, 흑자 전환 집중…포스코 "투자 속도 그대로"

 

 

SK온은 올해 흑자 전환을 최우선 목표로 뒀다. 이석희 사장은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전 구성원이 노력하고 있다"며 "적시 생산과 지속적인 원가 절감이 가능하도록 내부 혁신을 통해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익 개선을 위해 신규 수주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사장은 "이른 시간 내에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내후년에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 배터리도 내놓는다. 이 사장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 대해 "북미 지역 시장 등을 고려하면 한국 배터리 회사들이 LFP 배터리를 해도 충분히 경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룹 차원에서 전시관을 꾸린 포스코홀딩스는 장인화 차기 회장 후보 체제에도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차기 회장 후보도 전체적으로 이차전지 투자 속도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아직까지 주문은 줄지 않고 있고, 현재 하는 투자는 지금부터 2~3년 뒤를 위한 투자"라고 밝혔다.

 

LFP 생산과 관련 중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총괄은 "LFP 분야에서 잘나가는 회사들이 중국에 꽤 많다"며 "전통적으로 포스코그룹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던 중국 기업들이 많아 여러 업체와 (함께 할) 고민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 배터리 회사들의 거침없는 투자와 제품 개발은 배터리 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무색하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전기차 시장은 올해 30%로 하향 조정됐다. 올해 20% 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투자와 연구·개발(R&D)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생산시설 투자를 전년과 유사한 규모(약 10조9000억원)로 계획하고 있다. 삼성SDI는 역대 최대인 6조원, SK온은 7조5000조원 가량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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