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V 소유자 46%, "내연기관차 역전환 고려"

호주 49%·미국 46%·중국 28%, "충전 인프라가 열악"
전 세계 전기차 운전자 29%, 내연기관 '역전환'

[더구루=김은비 기자] 글로벌 전기차(BE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전기차 운전자 절반 가량이 내연기관차(ICE)로 역전환하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열악한 충전 인프라와 비싼 신차 가격에 따른 결과다. 

 

26일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소유자 46%가 신차 구입시 내연기관 차량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치 29% 보다 17% 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독일과 노르웨이,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인 경우 평균치 보다 5~14% 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는 △호주 △미국 △브라질 △중국 △독일 △노르웨이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9개국, 3만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이용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응답자는 전기차에서 내연기관으로 역전환하는 이유로 △열악한 충전 인프라(35%) △높은 전기차 소유 비용(34%) △장거리 운전 시 불편함(32%) 등을 꼽았다. 이밖에 △집에서 충전할 수 없음(24%) △충전 걱정에 대한 스트레스(21%) △운전 중 주행감이 좋지 않음(1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현지 주유소는 약 12만개에 달한 반면 전기차 충전소는 6만4000개에 그친다. 특히 급속 충전이 가능한 직류 충전기는 1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내연기관으로 역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미국과 호주 보다 상대적으로 충전 인프라가 양호한 유럽국가의 응답률이 낮은 것도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수요 창출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사실의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효성 없는 보상 정책 역시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구매자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금공제 혜택을 주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기차만 적용되면서 소비자 선택권 위축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기에는 제한적이라는 현지 분위기다.

 

필립 캄쇼프(Philipp Kampshoff) 맥킨지 미래 모빌리티 센터장은 "통상 '한번 EV 구매자=영원한 EV 구매자'이라는 등식이 지배적였으나 예상을 벗어나 내연기관차로 다시 전환하겠다는 운전자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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