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독일 BBA(벤츠·BMW·아우디)가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상반기 평균 30만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하며 '톱3'에 나란히 올랐다. 특히 아우디의 경우 홀로 성장세를 나타내며 주목을 받았다.
반면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대규모 드론 브랜드 론칭 쇼를 통해 현지 시장에 화려하게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판매량은 따로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BMW는 상반기(1~6월) 중국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총 36만3998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5.30% 소폭 감소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6만9686대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0.10% 두 자릿수 감소한 35만705대를 판매하며 2위에 올랐다. 지난달 판매량은 5만9648대로 집계됐다.
아우디는 독일 브랜드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50% 증가한 32만9556대를 판매,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실적은 5만5618대였다.
니오와 렉서스는 급성장했다. 각각 전년 대비 60.20%와 20.30% 수직성장한 8만7426대와 8만4823대로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특히 니오의 경우 로컬 브랜드 중 홀로 '톱10'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6위부터 10위까지는 △볼보(7만3391대) △캐딜락(6만2230대) △재규어랜드로버(4만7431대) △링컨(2만7958대) △포르쉐(2만6650대) 순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는 별도 집계량도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대규모 드론 브랜드 론칭 쇼까지 펼치며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사실상 점유율은 여전히 제로(0)인 상태이다. 현지 프리미엄 시장 입지 확대를 위해 제네시스 하우스 상하이 레스토랑 오픈하는 등 마케팅 분야에도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지만, 효과도 미미하다.
앞서 제네시스는 지난 2021년 4월 중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당시 제네시스는 상하이 밤하늘에 띄운 드론 3200여 대로 ‘니하오 중궈(你好 中國) 헬로 차이나(Hello China)’란 글자를 만들어 중국에 인사를 전해 주목을 끌은 바 있다.
업계는 제네시스 현지 판매 부진 배경을 놓고 극도로 낮은 시장 지배력으로 진단하고 있다. 현지 판매 네트워크가 현저히 부족해 판매 돌파구를 마련할 길이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제네시스가 중국 전역에 보유하고 있는 쇼룸은 지난해 11월 기준 단 15개. 이는 단일 지역에만 4~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타 브랜드와 비교해 브랜드 전동화 전환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중국 프리미엄 시장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에만 막대한 투자를 했다"며 "현지 시장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