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 이어 앨버말, 호주 리튬 사업 축소

인력 감축·작업 중단 등 비용 절감 모색
전기차 캐즘·공급 과잉→가격 급락 여파

 

[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Albemarle)이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에 이어 호주 사업을 줄인다. 원자재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대형 광산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앨버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종합 검토(comprehensive review)'를 통해 서호주의 케머튼 수산화리튬 전환 공장에서 공장 인력을 40%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1월 한차례 인력을 감축했던 앨버말은 현재 비용·운영 구조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검토를 완료할 계획이다.

 

앨버말은 트레인 3의 확장 활동을 중단할 뿐 아니라 트레인 2의 생산을 유휴 상태로 전환, 관리·유지 보수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신 트레인 1을 최적화하고 증설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케머튼 공장의 생산 능력을 연간 10만t으로 늘리기 위해 확장 작업을 진행했으나, 연산 5만t에서 2만5000t으로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앨버말이 이같은 사업 감축을 단행하는 것은 올해 2분기 리튬 매출이 전년 동기 23억7000만 달러에서 14억 달러로 39%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이맘때 6억5000만 달러의 이익을 낸 반면 올해 1억8800만 달러 이상의 손실로 급감한 것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사업장 축소·폐쇄는 호주 광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앞서 BHP가 호주 니켈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BHP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서호주 니켈 웨스트 운영과 웨스트 머스그레이브 프로젝트를 오는 10월부터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니켈 시장 공급 과잉에 따른 결정이다. 실제 니켈 가격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핵심 광물로 주목받으며 상승했으나,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며 니켈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지자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본보 2024년 7월 12일 참고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호주 니켈사업 중단 공식발표>

 

리튬 가격은 지난해 말 킬로그램당 평균 20 달러에서 현재 약 12~15 달러로 크게 하락했다. 리튬 가격 폭락 원인은 중국의 리튬 공급 과잉과 예상보다 느린 전기차 채택률이다. 지난 2021~2022년 전기차 열풍에 힘입어 리튬 가격이 10배나 치솟자 전 세계적으로 리튬 광산 개발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벌인 결과인 셈이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지면서 주요 제조사는 속속 전기차 확대 계획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달 오는 2025년까지 북미에서 연간 1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로부터 한발 뒤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세계 3대 리튬 생산국인 호주·칠레·중국에 이어 아르헨티나·짐바브웨·나이지리아도 리튬 생산을 크게 늘리는 상황이라 재고는 더욱 쌓일 전망이다.

 

켄트 마스터스 앨버말 최고 경영자(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조금 더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리튬 가격 급락으로 리튬 생산업체 주가도 울상을 짓고 있다. 앨버말 주가는 1년 동안 59% 급락했다. 씨티그룹은 리튬 가격이 15~2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