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역대급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막차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란 분석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조725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4조4423억원) 대비 6.36%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9.28% 증가한 1조5013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1조3483억원, 1조2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1%, 7.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5.4% 줄어든 8506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선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연결순익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 일회성 비용 발생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경상이익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연결 순익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4대 금융지주의 이 같은 호실적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잇달아 올린데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7~8월 중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22차례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지난 6월 말 2%대까지 내려간 주담대 금리 하단은 현재 4%대를 기록하고 있다.
주담대 수요도 증가했다. 지난 6월 말부터 지난 9월 19일까지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29조9906억원으로 19조3230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2분기 가계대출 증가 폭(10조4074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8월 대출 순증 대부분이 주담대로 이는 금융 당국의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이 돌연 9월로 연기되면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대출 수요가 집중된 결과”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