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오션이 오르카 잠수함 사업을 따내기 위해 폴란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폴란드 방산기업과 연구기관들을 순회하고 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 협력·기술 이전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현지 기업을 대거 참여시켜 폴란드 국익에도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한화오션 폴란드법인과 폴란드 방산전문지 밀매그(Milmag)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오션 대표단은 지난달 말 폴란드 그디니아 소재 주요 기업·기관을 둘러봤다.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의 해군 조선소 △유압시스템 회사인 하이드로메가(HYDROMEGA sp. z o.o.) △방산업체 WB그룹 △선박·군함용 전자 기기 제조사 에나모르(Enamor Ltd) △선박 조명·신호장치 제조 업체 파모르(FAMOR) △그단스크 선박 설계·연구 센터 CTO(Centrum Techniki Okrętowej S.A.) △그단스크 기술대학 해양군사기술센터(Marintime Military Technologies Center)를 찾았다.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폴란드 방산 산업의 역량을 확인하며 오르카 사업 수주를 위한 협력을 다졌다.
이번 만남은 지난 5월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인더스트리 데이'의 연장선이다. 한화오션은 인더스트리 데이에서 PGZ그룹을 포함해 폴란드 방산 업체 12곳과 만나고 잠수함 MRO와 기술 이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었다. 지난 9월에는 폴란드 키엘체(Kielce)에서 열린 동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 'MSPO 2024'에 참석해 WB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토마스 슈브릭 폴란드 해군사관학교 교장의 거제사업장 방문을 계기로 방산연구센터와 폴란드 해군사관학교가 장기적인 공동 연구개발(R&D)에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폴란드 기업·학교와 협력을 확장하면서 현지를 직접 찾은 것이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해군이 자체적으로 잠수함 MRO를 진행하도록 포괄적인 기술 이전을 추진한다. 잠수함 장비·부품 생산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지적재산권 양도 등을 모색하고 MRO 지원 센터도 설립한다. 그단스크 CTO, 기술대학 해양군사기술센터와는 설계, 첨단 디지털 솔루션 관련 연구 협력을 검토한다. 방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폴란드 방산 산업의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오르카 사업을 수주한다는 복안이다.
오르카는 폴란드 해군의 현대화를 위해 3000톤(t)급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약 3조4000억원 규모로 HD현대중공업과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 각국 기업들이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