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애그테크(AgTech)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플렌티 언리미티드(Plenty Unlimited)가 기업가치 삭감 위기에 내몰렸다. 신규 자금 조달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플렌티 언리미티드는 자본 재조정의 일환으로 1억2500만 달러(약 1840억원)를 추가 조달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거래에서 플렌티 언리미티드의 기존 주식 가치는 1500만 달러(약 220억원) 미만으로 평가될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전 투자자들은 플렌티 언리미티드의 가치를 19억 달러(약 2조8000억원)로 평가한 바 있다.
신규 자금 조달은 미국 뉴욕의 투자회사인 원 매디슨 그룹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렌티 언리미티드에 4억 달러(약 59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도 월마트와 함께 참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렌티 언리미티드의 이 같은 상황은 한때 유망했던 실내 농업 산업의 현재 어려움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23억 달러(약 3조39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던 바워리 파밍(Bowery Farming)이 사업 운영 중단에 들어갔으며 에어로팜스(AeroFarms), 칼레라(Kalera), 앱하베스트(AppHarvest) 같은 애그테크 기업들도 모두 파산 신청을 한 상태다.
플렌티 언리미티드는 실내 농업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 받았다. 실내 농업은 기후로 인한 기상이변의 영향을 피하면서 적은 땅과 물로 식량을 재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성을 인정 받으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 등 억만장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플렌티 언리미티드는 지난 2022년 시리즈E 펀딩 라운드를 통해 4억 달러(약 5890억원)를 모금했다. 같은해 플렌티 언리미티드는 버지니아에 위치한 120에이커 규모의 캠퍼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농업 시설을 건설해 로봇을 이용한 수확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3억 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이 시설은 잎채소와 토마토를 포함한 여러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플렌티 언리미티드는 지난해 새로운 자금 조달에 실패하며 일년 내내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딸기 재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 컴턴에 있는 잎채소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플렌티 언리미티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알파다비 홀딩 PJSC와 제휴해 1억36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들여 아부다비 최초의 실내 수직 농장을 지었다. 이 농장은 내년부터 연간 200만kg 이상의 딸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