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화제를 모은 '갤럭시탭 S9' 광고인 '언크러시(Uncrush)'에 대해 단순히 애플 공격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의 가치를 녹인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소비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트랜드를 읽고,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위한 맞춤형 광고를 펼쳐 호소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25일 미국 매체 더커런트에 따르면 올가 수보로바 삼성전자 미국법인 모바일경험(MX) 마케팅 담당(상무)은 지난 8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지난해 공개된 '언크러시에 대해 "이 광고는 단순한 반박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매우 신속히 만들어졌으나, 깊이 있고 신중한 표현을 담았다"며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내포하고 창의적인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광고였다"고 설명했다.
언크러시는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 '크러시(Crush)'를 겨냥해 제작됐다. 해당 광고에서는 유압기가 악기와 미술용품 등 창작 활동에 쓰이는 다양한 도구들이 파괴한다. 모든 게 파괴된 자리에는 아이패드 프로가 등장한다. 아이패드 프로로 기존의 모든 창작 활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크러시는 공개 후 인간의 예술적 성취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샀다. 삼성은 즉각 '언크러시'란 광고로 애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압기를 깔고 앉은 여성이 갤럭시탭 S9으로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담아 애플과 달리 삼성의 태블릿PC는 창의적 활동을 돕는 도구인 점을 강조했다. 언크러시가 공개된 후 업계에서는 세련된 비판이라는 찬사가 터졌다.
수보로바 상무는 "매우 신속히 제작돼 많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 다양한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며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이 모든 것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수보로바 상무는 또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삼성은 단순히 판매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문화적으로 연결되고, 관심사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삼성은 뉴욕 출신의 디자이너 라콴 스미스(LeQuan Smith)와 협업했다. 스미스는 삼성의 갤럭시 링에서 영감을 받아 슬림웨어 '루시드 드림(Lucy Dreams by LeQuan Smith)'을 디자인했다. 삼성의 갤럭시Z 폴드6를 활용해 제작했고, 그해 9월 뉴욕 패션위크에서 공개한 바 있다.
삼성은 갤럭시 선호도가 낮은 'Z세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수보로바 상무는 "Z세대는 다른 연령대와 행동이나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다를 수 있고 우리는 이를 고려해 다양한 경험을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우리는 '팀 갤럭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조성했는데 이들은 Z세대와 관계를 형성하는 데 뛰어난 자질을 보유했다"고 부연했다.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의 통합에 대한 질문에는 "갤럭시 AI는 단지 화려한 새 기능이 아니라 기술의 발전 방향과 소비자 경험을 흥미롭고 유용하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며 "미국에서만 1주일 동안 수백만 건의 갤럭시 AI 사용 사례가 있으며 이는 소비자가 (갤럭시 AI를) 가치있게 생각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