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 원전 수출 '삐걱'…한수원, 스웨덴 이어 슬로베니아 수주전 포기

슬로베니아 발주사 "한수원, JEK2 원전 사업 타당성조사 참여 안 해"
웨스팅하우스·EDF '2파전'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슬로베니아 발주사에 신규 원전 사업에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스웨덴에 이어 슬로베니아 원전 수주전에서도 손을 뗀다. 공격적으로 해외 원전 시장을 개척하던 작년과는 상반된 행보다. 윤석열 정부의 해외 원전 수출 청사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6일 슬로베니아 STA 통신과 더슬로베니아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신규원전 발주사 GEN의 브루노 글레이저(Bruno Glaser) 최고운영책임자(COO)는 JEK2 원전 사업의 타당성조사와 관련 "한수원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철수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JEK2는 현재 운영 중인 크르슈코 원전 1호기 인근 지역에 최대 2400㎿ 규모의 대형 원전 1~2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당초 작년 11월 국민투표를 실시해 원전 지지를 확인하고, 내년 3분기께 입찰 안내서 발행, 2028년까지 최종투자결정·계약서 체결, 2032년 착공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민투표 방식을 둘러싼 정계 갈등으로 미뤄지고 있다. 로베르트 골로프 총리는 최종투자결정 이전에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며 원전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한수원,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와 협상해왔다. 한수원과는 현지에서 밀도 높은 대화를 나누며 협력 의지를 다졌다.

 

한수원은 작년 6월 수도 류블랴나에서 원전 협력 포럼을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직접 슬로베니아를 찾아 GEN을 비롯해 현지 기업 13곳과 만나 협력을 다졌다. 얀 쿠머 환경기후에너지부 장관과 다니엘 레비챠 원자력보좌관도 회동해 수주 의지를 전했다.

 

하지만 끝내 참여를 철회하며 후보군은 웨스팅하우스와 EDF로 좁혀졌다. 웨스팅하우스는 현대건설과 협력해 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본보 2025년 2월 3일 참고 [단독] 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슬로베니아 대형 원전 타당성조사 공동수행>

 

타당성조사는 830만 유로(약 12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며, 오는 9월 완료를 목표로 한다. 데얀 파라반(Dejan Paravan) GEN 최고경영자(CEO)는 "한수원의 철수로 프로젝트의 복잡성이 줄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택지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앞서 스웨덴 원전 사업도 포기했었다. 작년까지 현지 언론을 통해 홍보전을 펼쳤지만 철회로 돌아섰다.

 

한수원은 이번 불참이 경영 환경 변화와 전략적 우선순위 검토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스웨덴에 이어 슬로베니아 원전 수주전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하며 정부의 해외 원전 수출 기조는 흔들리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은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팀코리아와 협력해 체코와 폴란드에서 결실을 맺었다. 팀코리아는 두코바니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맡아 발주처와 협상하고 있다. 오는 3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폴란드에서도 현지 민간 발전사 제팍(ZEPAK), 폴란드전력공사(PGE)와 함께 코닌시에서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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