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유럽 방산업체 KNDS가 이르면 올 연말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유럽 내 군비 경쟁이 심화한 영향이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KNDS는 이르면 올 연말 혹은 내년까지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KNDS는 프랑스와 독일에 생산 라인을 두고 다양한 산업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군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전투 탱크 △장갑차 △포병 시스템 △무기 스테이션 △탄약 및 군용 교량 △전투 관리 시스템 △훈련 및 보호 솔루션 등이 있다. 매출은 지난 2023 회계연도 기준 33억 유로(약 4조9400억원)를 기록했다.
상장 준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내 군비 경쟁이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유럽 국가들에게 "군사 예산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유럽 방산 기업 주가도 치솟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유럽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라인메탈(Rheinmetall)과 독일의 헨솔트(Hensoldt)가 전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라인메탈의 경우 기업가치가 지난 2022년 40억 유로(약 5조9800억원)에서 현재 약 390억 유로(약 58조3600억원)까지 10배 급등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 데이터스트림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예상 수익 대비 25.8배로 3년 전의 18배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베코(Iveco)와 티센크루프(Thyssenkrupp)는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에서 8배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KNDS도 이 같은 시장 흐름에 편승해 IPO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KNDS가 투자자로 참여한 독일 기어박스 제조업체 렌크(Renk)는 이미 지난해 21억5000만 유로(약 3조2170억원)의 가치로 상장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11억 유로(약 1조6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NDS는 최근 렌크 보유 지분을 25.1%까지 늘렸으며 렌크 주가는 상장 이후 62% 상승했다.
KNDS는 지난 2015년 레오파드 탱크 제조로 유명한 크라우스-마페이 베그만(KMW)과 프랑스 국영 무기 공급업체 넥스터(Nexter)가 합병하면서 설립됐다. 전 세계에 약 95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장 폴 알라리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