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방산·기술 기업인 'EDGE그룹'과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 기술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현지 최대 방산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며 이라크에 이어 UAE에서 수리온 수출 '축포'를 터뜨릴지 주목된다.
5일 중동지역 경제·산업 조사기관 택티컬 리포트(Tactical Report)에 따르면 KAI는 EDGE그룹과 수리온 기술 이전을 논의하고 있다.
수리온은 방위사업청의 주관으로 KAI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이 1조3000억원을 들여 2006년부터 개발한 첫 국산 기동 헬기다. 2012년 첫 실전 배치됐다. 상륙기동과 의무후송, 경찰, 해경, 소방, 산림 등 10개 기종으로 개량돼, 300여 대가 운용되고 있다. 길이 19m, 높이 5m로, 1800마력급 엔진을 탑재했으며 시속은 270㎞다. 엔진 잉여출력이 높아 사막과 고산 지역에서도 비행에 문제가 없으며, UAE를 비롯해 중동 국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KAI는 작년 말 이라크 정부로부터 1357억7329만원 규모 수리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31일부터 2029년 3월 31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라크에 이어 두 번째 수출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UAE를 꼽아왔다. KAI는 지난 2023년 11월 중동 최대 에어쇼인 '두바이 에어쇼'에서 해외 최초로 수리온 수출형 실물기를 공개했다. 그해 8월에는 중동 지역에서 고온 테스트를 완료했고 사막의 모래를 걸러주는 필터가 설치된 모델도 선보였다. 중동 특화 기능을 알리며 UAE와 1년 넘게 협상해왔다.
KAI는 UAE 사무소 설립을 추진하며 현지 밀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지화 전략을 강조하고 협상 타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EDGE는 UAE의 20여개 국영·민영회사가 참여해 설립된 중동 내 방산·항공우주 분야 선두 기업인만큼 KAI의 주요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보인다.
KAI는 올해 완제기 수출 목표를 전년 대비 145% 증가한 3조368억원으로 잡고 해외 영토 개척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해 목표 수주액도 전년보다 약 30% 증가한 5조9147억원으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