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칠레 국영 광산기업 코델코(Codelco)와 리튬 생산업체 SQM이, 아타카마 사막 원주민들과 리튬 개발 협상에 돌입했다. 공동 의사 결정 구조를 담은 '거버넌스 모델' 수립이 핵심으로, 양측은 연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델코와 SQM은 최근 로이터 통신을 통해 "우리 합작사는 아타카마 원주민(리카난타이) 커뮤니티의 비전과 관점을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거버넌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는 칠레에서 전례 없는 시도로, 국제 원주민 권리 조약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두 기업은 지난 2023년 리튬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에는 칠레 살라르 데 아타카마(Salar de Atacama) 소금 평원 개발 연장 계약을 맺고 합작사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후 지역사회가 수자원 등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지적하자 공동 의사 결정 구조 논의를 본격화했다.
협상의 핵심은 원주민들이 합작사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협상은 지난달부터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타카마 분지는 세계 리튬 공급량의 25%를 차지하는 리튬 채굴 핵심지다. 그러나 극도로 건조한 기후 탓에 수자원 보존이 중요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원주민들은 리튬 채굴로 인한 수자원 사용과 환경 영향에 대해 명확한 책임 구조를 요구하고 있다.
원주민 대표인 세르지오 쿠빌로스는 "우리 영토에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주체는 기업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의 원주민 대표 예르민 바스크도 "기술적 추출 과정, 환경 영향 최소화, 수자원 보호 방안을 함께 논의할 구조가 필요하다"며 "정기적 협의 창구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지역 시위로 SQM 물류가 차단된 이후, 기업들도 지역사회의 지지 확보가 필수임을 인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협상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원자재 수요처는 윤리적 채굴과 환경 책임을 중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