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노르웨이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돌입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지원을 받아 올해 하반기부터 타당성조사를 수행할 협력사 선정 절차를 시작한다. 부지 적합성과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북유럽으로 SMR 수출을 확대한다.
트론헤임슬레이아 슈례녜크레프트 AS(Trondheimsleia Kjernekraft AS)는 지난 30일(현지시간) 한수원과 SMR 사업 타당성조사에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번 타당성조사는 수출입은행과 한수원이 공동 지원한다. 수출입은행의 해외 사업 개척 타당성조사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비용의 90%는 수출입은행, 10%는 한수원이 부담한다. 세부 지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임승열 한수원 사업개발처장은 "수출입은행의 해외 사업 타당상조사 프로그램 지원을 받는 최초의 혁신형 SMR(i-SMR) 프로젝트라 더욱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올해 하반기 타당성조사를 수행할 공급사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선정 절차를 거쳐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한다. 타당성조사를 통해 하임, 할덴, 아우라, 오이가르덴, 트론드헤임 등 주요 후보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SMR 기술과 환경, 규제 등을 평가한다. 특히 독일 바커 케미칼의 공장이 있는 첼트베르고덴(Tjeldbergodden) 산업단지 인근이 유력한 부지로 평가된다. 산업단지의 전력 수요를 SMR로 충당할 수 있어서다.
노르웨이는 지난 2020년 4월 트론헤임슬레이아 슈례녜크레프트의 출범으로 SMR 사업에 발동이 걸렸다. 트론헤임슬레이아 슈례녜크레프트는 노르웨이 민간 원전 개발사 노르스크 슈례녜크레프트(Norsk Kjernekraft AS)와 현지 에너지 회사 NEAS, 아우라·하임시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노르스크 슈례녜크레프트는 아우라와 하임 경계 지대에 위치한 타프퇴이(Taftøy) 산업단지에 최대 1500㎿ 규모 SMR 건설을 추진해왔다. 작년 11월 현지 에너지부에 환경영향평가(EIA)를 위한 공식 제안서를 제출해 평가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초에는 한수원과 SMR 사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수원은 MOU를 토대로 본격적인 타당성조사에 착수하며 노르웨이에서 사업 기회를 살핀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5월 체코 기자간담회에서도 추가 원전 수출이 유력한 지역으로 노르웨이를 꼽았다.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기반해 10개 신도시에 i-SMR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스테펜 올리버 셀레(Steffen Oliver Sæle) 트론헤임슬레이아 슈례녜크레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유수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원유·가스 시설을 구축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노르웨이에 원전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사인 한수원과의 협력은 당사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의미있는 행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