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일 기자] 삼성그룹이 화웨이에 이어 아시아 기업 중 브랜드 가치 2위라는 중국 조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기존 브랜드 순위 평가와는 상반되는 결과에 자국 기업을 '올려치기'한 조사라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중일 3국의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은 톱10에 포함되지 못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 평가 기관인 GY브랜드는 1일(현지시간) 자체 조사한 2025 아시아 500대 브랜드(2025 Asia's Top 500 Brands) 보고서를 발표했다. GY브랜드는 시가총액이나 매출 규모 뿐 아니라 브랜드 강점, 기여도,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총 16개국 500개 기업이 포함됐으며, 한중일 기업이 404개로 전체의 80.8%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중국이 본토(209개)와 홍콩(14개), 대만(17개)까지도 포함시켜 총 240개였으며, 일본이 123개, 한국 41개였다.

GY브랜드가 평가한 아시아 1위 브랜드는 중국 화웨이였다. GY브랜드는 화웨이가 자체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운영체제(OS) 독립도 이뤄내는 등 성과를 거둬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지난해에 이어 삼성그룹이 차지했다. GY브랜드는 삼성그룹이 전자와 반도체, 금융, 기계,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경제의 핵심 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위는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의 운영사인 바이트댄스였으며 그 뒤를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국가전력망공사 △토요타 △텐센트 △아람코 △중국건설은행(CCB) △화룬그룹 등이 이었다. 톱10 안에 중국 기업이 7개, 한국과 일본, 사우디가 1개씩 포함됐다.
삼성그룹 외에 한국기업으로는 현대차그룹이 16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LG그룹(31위), SK하이닉스(36위), 기아(53위), 쿠팡(91위) 등이 10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KB금융(112위), 포스코(150위), 롯데그룹(192위), 한화그룹(196위) 등도 500대 기업에 포함됐다.
GY브랜드의 보고서는 서방 기관의 평가와는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준다. 서방 기관들은 미국 기업을 제외하면 삼성을 가장 높은 위치에 올려둔다. 실제로 영국의 브랜드 파이낸스가 올해 3월 발표한 2025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 50에는 삼성이 6위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월마트 등 미국 기업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 중에서는 바이트댄스가 7위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화웨이는 리스트에 이름 조차 올리지 못했으며, 현대차도 텐센트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기업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4 세계 최고 브랜드 톱100에서도 삼성은 애플, MS, 아마존, 구글에 이은 5위였다. 이 조사에서는 토요타가 삼성에 이은 6위였으며 중국 브랜드는 샤오미가 87위, 화웨이가 93위에 오른데 그쳤다.
GY브랜드 관계자도 이번 보고서가 중국 기업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GY브랜드 관계자는 "중국 기업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제 경쟁에 참여함으로써 제2의 성장 곡선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일대일로 정책과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정책이 만나, 중국 브랜드가 전례없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