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민간 에너지 개발업체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가 텍사스에서 추진 중인 '하이퍼그리드 에너지 캠퍼스'가 천연가스 공급회사를 확보했다. 1단계 가동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페르미 아메리카에 따르면, 페르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에너지 트랜스퍼(Energy Transfer)와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페르미 아메리카는 텍사스 캠퍼스 남쪽에 위치한 에너지 트랜스퍼 파이프라인으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 받는다. 공급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예정돼 있다.
에너지 트랜스퍼는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에너지 수송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미국에서만 44개 주에 걸쳐 22만5000km 길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올초부터 천연가스 확보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다른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이는 텍사스 캠퍼스의 전력 생산 인프라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텍사스 캠퍼스는 텍사스 아마릴로 외곽 약 2300만㎡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전력망 캠퍼스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가스복합화력(4GW) 외에 △AP1000 대형 원전 4기(4GW) △소형모듈원전(2GW) △태양광 및 배터리 저장 시스템(1GW) 등 총 11GW 규모의 전력 인프라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천연가스 공급을 확보하면서 1단계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단계 가동은 최대 2GW의 전력을 생산해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독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이번 사업에는 국내 기업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7월 페르미 아메리카와 이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 추진 등과 관련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페르미 아메리카와 AI 캠퍼스 프로젝트의 건설 등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도 이 사업에 대형 원전과 SMR 기자재와 관련해 포괄적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