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집트를 중동·아프리카의 방산 제조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9 자주포 패키지 계약을 계기로 기술을 이전하고 후속 모델을 양산할 수준으로 이집트 내 생산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와 다연장로켓 천무로 협력을 확대한다.
11일 알 아크바르 등 이집트 매체에 따르면 성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동·아프리카 총괄 사장은 "이집트는 두 대륙(중동과 아프리카)을 잇는 전략적 허브"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요처를 넘어 예비 부품과 탄약의 공급 거점이 될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이집트와 2조원 규모의 K9 자주포(K9A1 EGY)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산 1000마력 엔진을 탑재한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 K11 사격 지휘 장갑차를 공급하기로 하고 현지 조립 공장을 지었다. 주요 부품을 한국에서 조달해 이집트에서 최종 조립하고 내년 1분기 인도할 계획이다.
성 사장은 "한화는 단순한 조립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완전한 기술 독립을 지원한다"며 "이집트는 미래 자국 방위산업을 독자적으로 이끌어갈 실질적인 노하우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K9A2와 K9A3와 같은 개량형 모델을 한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자체 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것이 바로 기술 이전의 장점"이라고 답했다. 성 사장은 "이집트는 생산라인과 숙련된 기술 인력을 확보해 향후 (자주포를) 최신 버전으로 개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초 '이집트 국제방위산업 전시회(EDEX 2025)'에서 이집트군에 인도할 K9 자주포 패키지 모형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성 사장은 K9 자주포 패키지 품질에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이집트에서 생산된 K9은 한국에서 제조한 것과 동일하게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며 "이집트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주포를 독자 생산할 역량을 갖췄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성 사장은 K9 자주포 패키지를 시작으로 이집트에 기술 이전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당사는 항공기 엔진 생산부터 MRO(유지·보수·정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업 역량을 보유한 유일한 회사며 L-SAM과 같은 방공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며 "항공기 엔진 MRO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전시회 기간 '천무'도 제안했다. 성 사장은 높은 정밀도와 최소 80㎞의 사거리, 다양한 종류의 탄을 운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천무의 강점으로 꼽았다. 부수적인 피해 없이 목표물을 직접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고 홍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