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독일 뮌헨시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지원하도록 보조금 지침을 수정했다. NCM 배터리를 쓰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의 독일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뮌헨시는 이달부터 변경된 에너지 저장 펀딩 프로그램(Energy saving funding program)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
에너지 저장 펀딩 프로그램은 태양광 발전소와 연동된 ESS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2018년 6월부터 시작됐다. kWh당 300유로(약 40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당초 가이드라인에서는 NCM 배터리를 쓰는 ESS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독일 쇠나우 전력회사가 2017년 발표한 연구 결과 때문이다. 이 회사는 NCM 배터리가 리튬인산철(LFP)보다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양극재의 차이만으로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을 유추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제기되며 가이드라인도 변경됐다. 수정안에는 'NCM 계열 배터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뮌헨시 의회가 지난달 18일 수정안을 의결하며 이달부터 발효됐다.
뮌헨시가 NCM 배터리를 지원하며 국내 배터리 업계도 호재를 맞게 됐다. NCM은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들이 LFP는 중국 업체가 주로 써왔다. 그동안 NCM이 보조금 대상에서 빠져 국내 배터리 3사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렸으나 수정안 발효로 현지 시장에서 수주를 늘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ESS 시장의 70%를 장악하는 LG화학과 삼성SDI는 국내 수요가 침체되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화학은 작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19년 ESS 국내 매출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는 전년 대비 50% 성장하고 내년에도 30~4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 또한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말 ESS 사업부를 신설하며 역량을 키우고 있다.
독일은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독일은 세계 가정용 ESS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뮌헨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적극적이어서 ESS 수요 전망이 밝다. 뮌헨은 2015년부터 프랑스 리옹, 오스트리아 빈과 함께 유럽연합(EU)의 '스마트시티 투게더'에 참여해왔다. 스마트시티 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신재생 에너지 확보를 위한 주민 참여와 기술 혁신을 도모하는 리빙랩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8년 12.7GWh에서 2021년 24.6GWh로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