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응우옌 마인 훙(Nguyen Manh Hung)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이 원전을 국가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청정 에너지 확산을 위해서 원전이 필요하다며 현지 원전 연구소의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세부 로드맵을 수립하도록 지시하며 한국과의 원전 협력 향방이 주목된다.
3일 베트남 과학기술부와 베트남넷 등 외신에 따르면 훙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트남원자력연구원(VinAtom)을 방문해 "원전은 단순한 에너지 전략이 아니라, 국가 기술력과 미래를 결정짓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훙 장관은 이날 쩐 찌 타인 연구소장을 비롯해 연구소 주요 거점 관계자들과 온·오프라인 회의를 주재했다. 원전 재추진과 소형 원전 개발, 원전 기술의 사회·경제적 응용 확대의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하고 원전 도입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훙 장관은 "원전은 에너지 안보 확보와 국가 경쟁력 강화, 과학기술 수준 향상의 중요한 축"이라며 "AI와 녹색 경제의 기반이며 베트남 미래를 좌우할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정부와 당이 원전 기술을 국가 과학기술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으며 원자력법 개정안도 이를 명시하고 있다"며 "풍력·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원전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민간의 참여를 촉구했다. 훙 장관은 "원전 기술 자립을 위해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정책과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훙 장관은 베트남원자력연구원의 연구 역량을 호평하는 한편, '크게 꿈꾸고, 과감히 실행하라'라고 주문했다. 베트남의 첫 원전 건설과 SMR 실증을 주도할 핵심 기관으로 베트남원자력연구원을 꼽으며, 특히 SMR 개발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원전 안전성을 확보하고 기술적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이정표로 SMR 사업을 들었다.
훙 장관은 2025년부터 2045년까지 5년 단위의 발전 로드맵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각 단계별로 인력과 기술, 인프라, 시장 등 네 가지 축을 기준으로 명확한 목표와 계획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베트남은 고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탄소 중립을 이루고자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건설 계획을 중단한 지 약 10년 만인 지난해 재개를 결정했다. 최대 8GW 규모 원전을 짓고 2030~2035년 사이 첫 발전소를 가동한다는 목표다.
주요 파트너로는 한국과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이 거론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23년 6월 베트남원자력연구원과 원전·SMR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4월 한국전력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팀코리아는 베트남 산업무역부와 원전 발주처를 상대로 기술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당시 양국 정부간 MOU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