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국내 브랜드가 중국에서 잇달아 상표권 분쟁에 휘말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화장품이 상표 출원 관련 행정소송에서 승소,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비슷한 분쟁을 겪고 있는 SPC 파리바게뜨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일 중국 재판문서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이 브랜드숍 더샘 '에코소울'(ECOSOUL)을 중국 당국으로 부터 상표 출원이 거절당하자 중국 현지 로펌을 통해 중국 지식산권국을 상대로 법원에 행정처분 불가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한국화장품은 지난 2017년 12월 '에코소울' 상표 출원을 신청했었다. 그러나 중국 지식산권국은 지난해 상표법 제30조(상표명)에 따라 유사 상표 인용으로 소비자 혼동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이를 기각했다. 지식산권국은 '에코소울' 상표가 문자 구성과 발음 측면에서 동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화장품은 지식산권국을 피고로 행정소송을 인민법원에 제기해 재판부로 부터 ' 지식산권국 에코소울 상표 출원 신청 재검토'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표 출원에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파리바게뜨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상표권 분쟁 사건 관련 항소 중이다.
SPC는 지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수차례 파리바게뜨 중국 브랜드 '바리베이톈'(巴黎貝甜)에 대해 상표등록을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상표 출원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영어상표 'PARIS BAGUETTE'도 프랑스 수도인 파리가 일반화된데다 SPC가 프랑스 기업이아니므로 소비자가 제품 출처를 잘못 인식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상표 등록이 매번 거절당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상표에 에펠탑 그래픽도 포함,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잘못 식별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내에서는 '짝퉁' 파리바게뜨까지 생겨 부정경쟁과 상표권 침해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기업인 파리베이티엔기업관리유한회사는 SPC 파리베이티엔(巴黎贝甜)에서 영어 알파벳 한 글자만 다른 'BARIS BAGUETTE'과 '파리베이티엔(芭黎贝甜)'을 상표를 출원했다. SPC는 비슷한 상표 출원으로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인민법원으로부터 재검토를 이끌어낸 한국화장품 행정소송이 SPC 입장에서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화장품의 적극적인 행보는 SPC가 수년째 해결하지 못한 중국 상표권 문제의 새로운 방향타가 될 수 있다"며 "한국화장품이 최종적으로 상표 등록에 성공하면 SPC가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화장품은 한국화장품제조의 계열사로 2010년 5월 설립됐다. 한국화장품은 자회사 더샘인터내셔날을 통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인 '더샘'을 통해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