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30곳, 中 BYD 반도체에 1300억 베팅

SK·샤오미·레노버 등 글로벌 기업 30곳 투자 참여
총 투자액 8억 위안…SK 1.5억 위안 쏟아
"트럼프 행정부 제재 강도 지켜봐야" 대중국 투자 신중론도 일어

 

[더구루=오소영 기자] SK와 중국 샤오미, 레노버 등이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BYD의 반도체 자회사에 투자한다.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로 핵심 소자인 전력 반도체(IGBT)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조 기술을 가진 BYD 반도체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BYD 반도체가 증시 상장을 위한 실탄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며 미국발 반(反)중국 전선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SK의 최근 중국 투자 행보가 미국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SK 입장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시간) BYD는 이사회에서 BYD 반도체(BYD Semiconductor)와 글로벌 기업 30곳이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자 명단에서 SK차이나와 중국 샤오미·레노버·SAIC 인베스트먼트·BAIC 인베스트 먼트, 홍콩 CMB 인터내셔널 등이 포함됐다.

 

총 투자액은 약 8억 위안(약 1300억원)으로 이들 기업은 BYD 반도체의 지분 약 7.84%를 확보하게 됐다. SK차이나는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가장 큰 금액인 1억5000만 위안(약 255억원)을 쏟았다. 매입 지분은 1.47%다.

 

BYD 반도체는 투자자 모집을 마치고 기업 상장에 속도를 낸다. BYD는 지난달 BYD 반도체에 19억 위안(약 3200억원)을 증자하며 자회사 상장을 준비해왔다.

 

중국·홍콩 기업들의 참여 속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SK가 동참하면서 업계는 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재의 압박 강도를 높이며 동맹국들에 참여를 요청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작년 5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명단에 올렸다. 이어 자국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화웨이에 팔려는 회사들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상업 기관 24곳을 추가로 거래 제한 명단에 포함시키고 중국 기업 전반으로 제재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압박에도 정작 기업들은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판단되면 중국 회사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지 않고 있다. SK는 BYD 반도체가 개발·생산하는 IGBT 분야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IGBT는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핵심 전력 변환 반도체다. 전기차가 확산으로 IBGB 수요는 증가하는 가운데 제조 기술을 가진 기업은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 일본 미쓰비시일렉트릭 등 소수다. BYD 반도체는 중국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독자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어 IGBT 관련 수익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인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IGBT 시장은 2019년부터 두 배 이상 증가해 2024년 85억5000만 달러(약 10조2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로 SK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2005년부터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선언하고 현지 진출에 전력투구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에 배터리 생산설비를 세웠다.

 

최근에는 저온에너지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보 2020년 6월 4일 참고 [단독] 이신명 SK 사업개발담당 고급부총재, 中 지방정부 회동…"저온에너지 협력"> 이신명 SK그룹 사업개발담당 고급부총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옌타이 시장, 옌타이시당위원회 부회장 등과 회동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SK는 그룹 차원에서 미국을 포함해 포함해 중국 등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트럼프 정부가 화훼이 포함해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중국 투자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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