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현대카드의 베트남 진출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소비자금융 기업 FCCOM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나, 아직 현지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심사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올해 사업을 시작해 현지 판매량이 늘고 있는 현대·기아차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처음 목표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FCCOM의 최대 주주인 마리타임은행(MSB)은 지난해 11월 말 베트남 중앙은행에 FCCOM 지분 매각 승인을 신청했다. 현대카드와 50대50 합자회사(JV) 형태로 운영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반년이 훌쩍 넘도록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해 10월 마리타임은행과 FCCOM의 지분 50%를 49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대카드와 마리타임은행은 50대 50 조인트 벤처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들은 올해 1분기 안에 금융당국 승인과 지분 양도 절차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었다.
FCCOM 인수는 현대카드가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첫 사례로 기대감이 컸다. 그동안 그룹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의 사업을 쫓아 현대캐피탈을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 자동차시장 점유율 1위(32%)를 기록한 현대·기아차가 공장 증설까지 추진하면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악재였다. 당국 심사 일정이 길어지면서 인수 작업에 차질이 생겼다.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초반 강력한 통제 조치를 함에 따라 심사가 지연됐다. 현재 승인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사업 개시도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베트남에서 금융사 인수·합병(M&A) 심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면서 "부실 위험을 낮출 방안을 마련해 당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