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CATL이 외화 채권을 발행하고 독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이어 CATL이 생산량 확장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서면서 배터리 업계의 증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달러화 표시 채권 20억 달러어치(약 2조3700억원)를 발행한다. 해외 채권 시장에 CATL이 데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5년 또는 10년 만기물로 발행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CATL은 앞서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총 30억 달러(약 3조5500억원)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7일 채권 발행을 위한 투자자 설명회를 열고 투자자 모집에 본격 나섰다. 영국계 은행 HSBC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큐리티, ICBC 인터내셔널, CMB 인터내셔널이 글로벌 코디네이터이자 투자자를 모집하는 북러너로 채권 발행을 지원한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CTL이 발행할 채권에 'Baa1' 등급을 부여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처음으로 'BBB+' 등급을 매겼다.
CATL은 채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해외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낸다. 이 회사는 독일 에르푸르트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판단해 독일 공장을 통해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CATL은 2018년 처음 투자 계획을 발표할 당시 2억4000만 유로(약 3360억원)를 쏟아 2022년까지 연간 14GWh 생산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럽 시장이 커지며 투자 규모도 확대됐다. 2025년까지 최대 10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배터리 업계는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모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LG화학 폴란드 법인인 LG화학 브로츠와프 에너지는 유럽투자은행(EIB)과 4억8000만 유로(약 6720억원) 규모의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자금은 폴란드 공장 증설에 쓰인다. 현재 폴란드 공장 생산능력은 15GWh로 연내 60GWh로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제2공장 건설을 목적으로 스페인 대형은행인 BBVA로부터 1억 유로(약 1400억원)를 조달했다. 신디케이트 그린론을 통해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자금 4억5000만 달러(약 5400억원)도 확보했다. <본보 2020년 9월 7일 참고 [단독] SK이노베이션, BBVA은행서 '1400억' 조달…헝가리 2공장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