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반도체 회사 청두가오전 하이테크놀로지(成都高真科技有限公司·이하 청두가오전)이 글로벌파운드리의 청두 공장 인수를 추진한다. 최진석 전 SK하이닉스 부사장이 청두가오전의 대표로 있으며 반도체 공정 구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청두가오전은 글로벌파운드리의 청두 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청두가오전은 청두시 정부와 반도체 컨설팅 업체 진세미(真芯(北京)半导体)가 지난달 28일 세운 합작사다. 1대 주주는 청두시 정부(60%)며 남은 지분 40%는 진세미가 보유한다. 진세미의 대표인 최 전 부사장이 청두가오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진세미가 관심을 보이는 청두 공장은 2017년 착공됐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총 두 단계에 걸쳐 100억 달러(약 11조7000억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깔 계획이었다 2018년 말부터 1단계 투자에 따른 제품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으나 글로벌파운드리는 양산 시점이 임박해 1단계 투자를 건너뛰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정부의 제재가 맞물리며 투자 환경은 악화됐다.글로벌파운드리는 결국 올해 5월 투자 중단을 결정하고 공장 매각을 추진했다.
중국 매체들은 청두가오전이 청두 공장을 인수해 D램 생산라인을 깔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애초 파운드리 생산을 목적으로 세워진 만큼 D램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청두가오전의 공장 활용 방안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 전 부사장과 진세미가 반도체 공정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다. 최 전 부사장이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의 부활을 이끈 인물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출신인 그는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 옮긴 후 2003년 메모리생산센터장, 2005년 메모리제조본부장을 역임했다. 2006년 메모리 반도체 업계 최저 제조원가, 최고 생산량 확대 등의 기록을 세우며 '수율의 달인'으로 불렸다.
이에 힘입어 최 전 부사장은 2009년 '제2회 반도체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 한국공학한림원과 서울대학교가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도 선정됐다.
최 전 부사장이 차린 진세미는 반도체 관련 특허 43건을 보유하고 있다. D램 제조를 비롯해 반도체 양산 관련 특허를 대거 보유한 만큼 진세미가 청두가오전의 반도체 양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부사장이 중국 반도체 제조에 참여하면서 중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국내 전문가들의 움직임도 재조명되고 있다. 한성규, 고요환 전 하이닉스반도체 전무는 최 전 부사장과 함께 진세미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있다. 앞서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은 중국 시스템 반도체 기업 에스윈(ESWIN)에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