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한화 집속탄 블랙리스트 제외 '안갯속'…팍스 "확실한 증거 필요"

본지, 네덜란드 NGO '팍스' 단독 인터뷰
한화 집속탄 종산 추진 '환영'…물적분할 배경 의구심 여전

 

[더구루=김병용 기자] ㈜한화가 태양광 사업 국제 투자 유치를 위해 방산 부문 집속탄 사업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협의 당사자인 네덜란드 비정부기구(NGO) 팍스(PAX)는 한화의 집속탄 블랙리스트 제외 가능성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11일 팍스의 인도적 군축담당 팀장인 미첼 위터왈(Michel Uiterwaal·사진)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레드플래그 리스트(Red Flag List) 제외는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라며 "관련 회사가 집속탄과 주요 집속탄 구성품 생산을 하지 않는 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팍스는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집속탄 투자 현황 보고서'(Worldwide Investments on Cluster Munitions)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집속탄을 생산하거나 집속탄에 들어가는 주요 구성품을 생산 및 납품하는 기업을 '비인도적인 기업'으로 분류하고 블랙리스트와 같은 '레드플래그 리스트'에 등재한다.

 

이를 통해 팍스는 전 세계 투자 기관 등이 해당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또한 집속탄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기관은 '수치의 전당'(Hall of Shame)에 등재하며 압박한다.

 

한화는 이 보고서에 언급되는 단골손님이다. 지난 2018년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한화는 천무 다연장로켓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집속탄과 관련 신관 등을 만들고 있다. 천무 다연장로켓의 경우 300~900개의 자탄이 탑재돼 축구장 3배 면적으로 초토화시킬 수 있는 무기체계에 속한다. 이 때문에 집속탄은 분쟁 지역에서 사용될 경우 대량 살상력 뿐 아니라 불발탄이 많아 민간인들이 큰 피해를 입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셸 팀장은 "과거 레드플래그 리스트에 올랐던 여러 방산 회사가 재정적인 압박을 느껴 집속탄 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며 "일부 회사의 경우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구형 무기인 집속탄이 현대 전력에 불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집속탄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한화가 집속탄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미첼 팀장은 "한화와 같은 주요 대기업이 집속탄과 같은 비인도적인(inhumane) 무기 생산을 중단하길 원하는 점은 박수 받을 만한 일이며 분명히 중요한 조치"라며 "이미 대외 공표된 바와 같이 한화는 집속탄 생산을 종료하기 위해 분할 회사(spin-off company)를 만들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새로 신설되는 회사가 한화가 관여해 오던 모든 집속탄 생산 활동을 가져 가는 것인지, 일부만 떼어 가는 것인지는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미첼 팀장은 이와 관련, "그 문제는 완전히 확인돼야 하는 중요한 일이며 앞으로 한화 측이 입증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화 측과 진행 중인 협의 내용은 최신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대외 공개하지 않기로 상호 합의한 점을 들어 구체적인 사항은 설명하길 꺼려했다.

 

특히 미첼 팀장은 한화 측이 사업적인 관점이 아니라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집속탄 생산 중단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화가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의 집속탄 생산을 중단한다는 점은 한국 국민들 뿐아니라 국내외 경쟁 업체와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며 "그렇게 해야만 집속탄과 같은 잔악한 무기에 대한 낙인을 찍을 수 있으며, 지구상 어디에서도 집속탄 생산과 사용을 못하도록 하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의 집속탄 사업 분할 문제는 최근 태양광 사업 계열 한화솔루션 수장인 승진한 김동관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주력 사업이자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사업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골칫덩어리'인 집속탄 사업을 떼어내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본보 2020년 9월 1일 참고 '한화 3세 리더십' 김동관, 분산탄 블랙리스트 탈출 첫 '시험대'">

 

한화는 지난달 24일 임시주총을 열고 집속탄 사업 물적 분할 안건을 의결하고, 연내 신설회사 '코리아 디펜스인더스트리'(KDI)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집속탄 블랙리스트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한화가 KDI도 연내 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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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철강

'선박왕' 권혁, 5년 만에 초대형 원유운반선 발주…현대중공업 '2000억원'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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