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폴란드가 추진하는 신형 전차개발 사업에서 '반독일 전선'이 구축,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동맹을 제안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로템의 유럽 수출길이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9일 업계와 폴란드 군사매거진 폴스카 즈브로즈나에 따르면 폴란드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 신형 전차 개발 프로젝트 협력을 제안했다.
그동안 폴란드는 신형 전차를 개발을 위해 프랑스와 독일과 함께 'MGCS'(Main Ground Combat System, Main Ground Combat System)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의 참여 거부로 공동 개발이 취소되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대상으로 새로운 동맹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폴란드 제안에 동의했고, 스페인은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현재 폴란드 국방부는 '늑대(Wolf)'라 명명한 차세대 전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폴란드 국군이 보유한 노후 전차 T-72M1와 PT-91 트바르디전차 대체 장비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탈리아 군 관계자는 "이탈리아와 폴란드, 스페인의 협력이 새로운 주력 전차(main battle tank)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프로젝트 참여 거부로 폴란드가 반독일 체제를 구축한건데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의 유럽 진출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앞서 현대로템은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PGZ그룹에 K2 흑표 전차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차 K-2PL 합작 개발을 제안한 상태이다. 폴란드 차세대 전차사업은 약 800대의 전차를 개발·생산할 예정이며, 사업 규모는 10.5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제작은 오는 2023년에 돌입할 예정이다. <본보 2020년 9월 11일 참고 현대로템, 폴란드에 'K2 공동생산' 공식제안…10조 전차사업 수주 '히든카드'>
2013년에 설립된 PGZ(Polska Grupa Zbrojeniowa)그룹은 폴란드 국방부와 관련 부처 산하 30개 공기업으로 구성됐다.
K-2PL은 폴란드에서 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신규 전차 개발 및 양산 사업을 목표로 현대로템이 국내 전력화된 K2전차를 개조해 폴란드 맞춤형 모델로 제안한 제품이다. K-2PL은 바퀴축을 기존 6축에서 7축으로 늘린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현지 요구 사항에 따라 국내 K2전차 대비 추가되는 장비들로 늘어나는 중량을 고려해 구조를 재설계한 것이다. 무장으로 주포는 120mm 활강포를 채택해 기존과 동일하지만 포탑 상부 기관총에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적용해 전투원의 생존력을 향상시키고 보다 정밀한 사격이 가능하다.
특히 현대로템은 유럽 수출길을 넓히기 위해 폴란드 현지 방산 전시회도 참가하는 등 영업활동도 적극적이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초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2020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에 참가, K2전차 폴란드 수출형 모델인 K2PL을 선보이고 폴란드 전차 사업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을 펼쳤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폴란드 방산전시회에 참석해 입찰 전 영업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