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경협 '속도'…대림산업, 현지 물류사업도 '탄력'

홍남기 부총리, 경협 확대 위한 '브릿지 행동계획 2.0'에 서명
대림산업도 지방정부와 논의 이어가…입지 등 의견조율 관건

 

[더구루=김도담 기자] 한국과 러시아 정부·기업이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을 딛고 경제협력 확대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이에 힘입어 대림산업이 추진 중인 현지 물류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기획재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러시아 극동지방의 프리모르스키 지역에 현지 농·수산물용 물류 터미널을 짓기로 하고 당국과 구체적인 입지를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초 러시아 연해주 인근에 10만㎡ 부지를 확보해 최대 5만t의 농·수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물류 터미널을 짓기로 하고 현지 당국과 협상에 착수했다. 대림산업은 러시아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해 지난해 초 러시아 지사를 법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2014년 지사 설립 이후 5년 만의 법인 승격이다. 또 같은해 6월엔 프리모르스키의 최대 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 시에 실사단을 파견해 현지 지방정부 관계자와 건설 논의를 했다. <본보 2019년 6월 3일 참고 대림산업, 블라디보스토크 곡물∙수산물용 터미널 사업 실사단 파견>

 

최근 분위기는 좋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수석대표 간 화상회의에서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지역 전권 대표와 '9개 다리(브릿지) 행동계획 2.0'에 서명했다. 코로나19로 정체했던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이번 서명안엔 문재인 대통령인 2017년 9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신북방 핵심 경제협력 전략인 '9브릿지 행동계획'을 한층 심화한 내용이 담겼다. 가스, 전력, 철도, 조선 등 기존 협력 체계를 확대·개편하는 것은 물론 투자, 혁신 플랫폼 등 유망 협력 분야를 새로이 추가했다.

 

양측은 또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위해 연해주 지방(프리모르스키 지역)에 '한-러 경제협력 연해주 산업단지' 조성 논의도 이어기가로 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보다 한 달 앞선 지난 9월23일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과 러시아 조선해양·수산 산업단지 개발 업무협력 협약을 맺고 협력기업과 함께 조성된 산단에 입주하는 걸 적극 검토키로 했다.

 

이번 서명안에 대림산업이 추진하는 농식품 물류 터미널 사업이 직접 언급되진 않았다. 그러나 한-러 경협 확대 움직임과 함께 현지 경협 단지 건설이 현실화한다면 대림산업의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대림산업 역시 지난해 이후 줄곧 프리모르스키 당국과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입지다. 대림산업은 물류 터미널을 프리모르스키 지역의 핵심 거점인 블라디보스토크 시에 짓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나 프리모르스키 당국은 블라디보스토크 시 남쪽에 있는 하산스키 군에 지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군사 당국이 외국 기업인 대림산업의 물류 터미널이 국방 거점인 블라디보스토크 시에 들어오는 데 난색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 땐 대림산업의 현지 건설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러시아는 확장 매장량 기준 천연가스 세계 1위, 석유 7위의 자원 부국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꾸준하다. 특히 가즈프롬 등 대형 에너지기업이 최근 노후한 정유화학 공장의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플랜트 공사 경험이 풍부한 대림산업에게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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