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내년 러시아 시장에 투입한다. 아직 현지 출시 계획은 없지만 수소차 '넥쏘'도 현지에 선보이고 현지 판매 가능성을 타진한다.
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알렉세이 칼리체프 현대차 러시아법인 임원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현대 미래 모빌리티' 전시회장에서 현지 기자에게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현대차가 10~20년 후 이동수단에 대해 보여주고 이를 위한 현대차의 현 성과물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현대차는 도심 항공 운송(UAM)과 특수차량, 운송 허브 등 비전을 제시하고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수소차 넥쏘 등을 전시했다.
칼리채프는 이 자리에서 "내년부터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고객 구독 형태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고 친환경차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개발도상국 성격을 띈 러시아는 아직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시장이 크지 않다. 올 1~9월 러시아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도 341대에 그치는 만큼 실적에 끼치는 영향은 당분간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가 현지에서 전기차를 직접 판매하는 대신 국내에선 생소한 구독 형태를 도입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보 2020년 10월23일 참조 현대차 아이오닉, 러시아 구독 서비스 투입…전기차 출시전 '테스트'>
칼리채프는 "현대 모빌리티에 가입하는 건 러시아에서 전기차를 보급하기 위한 최고의 옵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시장 판매점유율이 올 들어 25%를 넘어서며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를 유지하고 더 키우기 위해선 친환경차나 고급차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6년 일찌감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라인업을 현지 출시했으며 올 들어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탈바꿈한 아이오닉의 신모델 현지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현지 인프라 부족으로 당장은 출시가 어려운 수소차 넥쏘를 이번 전시회 등을 통해 꾸준히 현지에 노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칼리채프는 현대차의 수소 연료 이동수단 보급 계획을 소개하며 "수소는 인류가 고심하고 있는 중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원료"라며 "현대차는 이 때문에 수소차를 개발하고 수소 에너지를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