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돕기 위해 실탄을 충전한다.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자산을 매입해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달 말 열린 이사회에서 5500억원 규모 캠코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내놓은 부동산 등 자산을 사기 위해서다. 앞서 캠코는 지난 6월 기업자산 매각 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올해 2조원의 캠코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기업자산 매각 지원 프로그램은 지난 6월 11일 비상 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표한 기업 지원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자산을 매각할 때 적정 가격으로 팔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건물·사옥·공장 등 자산뿐 아니라 기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등도 매입 대상이다.
기업이 유동성 확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매각을 신청하면 캠코가 절차에 따라 심사한 후 단독 또는 민간과 공동으로 인수한다. 매입·보유 후 제3자에 되팔거나 영업용 자산을 기업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기업자산 매각 지원 프로그램이 9월 두산타워 매각 지원을 시작으로 10월 말 현재까지 10개 기업을 선정한 상태다. 이 가운데 3개 기업에 대해 우선적으로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인수가격을 결정한 상태로 조만간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캠코는 기업자산 매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마스턴투자운용의 두산타워 매입펀드에 투자자(LP)로 참여했다. 인수금액 8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을 투입해 지분을 확보했다. 이는 기업자산 매각 지원 프로그램의 첫 사례다. <본보 2020년 10월 6일자 참고 : 캠코, 두산타워 매입펀드에 LP로 참여>
캠코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영을 맡아 부실채권정리기금으로 약 111조원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2009년에는 구조조정기금 운영을 맡아 기업이 보유한 미분양 아파트와 선박을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