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KSS, 긴급 인수협상 돌입…'필리핀 부지' 최대 변수

STX컨소시엄 잔금일 직전 인수 철회
필리핀 부지 대여 금액에 따른 인수금액 조정 갈등
KSS해운, 1개월 내 인수협상 마무리

 

[더구루=길소연 기자] STX컨소시엄이 인수 계약 직전 손을 들면서 차순위협상자인 KSS해운이 흥아해운과 긴급 협상에 착수했다. STX 측이 이미 계약금 120억원을 내고, 유상증자(잔금) 대금 납입만 남겨둔 상태에서 돌연 인수를 취소한 것인데, 계약해지 배경에 흥아해운의 계열사 대여금이 지목된다. 

 

◇STX조선 인수의사 철회…"계열사 대여금 문제"

 

23일 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 인수자였던 STX컨소시엄이 최종 결제일 3일 전에 인수의사를 철회하면서 차순위협상자인 KSS해운이 긴급 인수협상을 진행한다. 앞서 STX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APC PE와 ㈜STX의 자회사인 STX마린서비스로 컨소시엄을 꾸려 지난 10월 흥아해운과 1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흥아해운은 지난 18일 "STX컨소시엄의 계약해제 통보로 거래종결 기한 내 거래종결이 이루어지지 않아 신주인수계약이 해제됐다"며 "채권단 관리기간을 내년 1월 21일까지로 1개월 연장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흥아해운은 당초 인수협상자로 지목한 KSS해운과 인수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흥아해운은 채권단에 사모펀드보다는 금액이 다소 낮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날수 있는 동종업체인 KSS해운에 인수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채권단이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흥아해운 입장에서는 사실상 인수가 확정시되던 STX컨소시엄이 계약직전 인수를 철회에 나서면서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STX는 취소 배경을 두고 "인수절차 진행 중 흥아해운은 신주인수계약서상 진술 및 보장, 확약 기타 의무를 중대한 측면에서 위반했다"며 흥아해운 귀책에 따라 신주인수계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STX가 지목한 중대한 위반 사항은 흥아해운의 계열사 대여금 명목이다. 흥아해운이 필리핀 부지 등 자산을 관리하는 계열사 ㈜흥아프로퍼티에 364억원을 빌려준 게 화근이 됐다. 

 

STX컨소시엄은 대여 금액만큼 인수금액을 깎아달라고 요구하며, 이후에  인수잔금을 완납하겠다고 주장했지만 흥아해운은 일단 인수잔금을 완납후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을 겪게 된 것이다. 즉, 인수잔금 완납 여부를 두고 기싸움하다 STX가 손을 털게 됐다. 흥아해운과 STX컨소시엄은 120억원의 계약 반환 문제를 두고 법적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흥아해운 두번째 매각 실패…KSS해운과 긴급협상

 

이번 STX 인수 철회로 흥아해운은 두번째 매각 실패를 맛보게 됐다. 앞서 STX는 1년 전 물류기업 카리스국보에 존속 기업의 지분 매각을 시도했으나, 카리스국보가 잔금 지급직전 인수자금 105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매각에 실패했다. 

 

STX도 인수 직전 계약 파기로 인수가 취소되면서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KSS해운의 인수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KSS해운은 당시 STX컨소시엄보다 200억원 적은 1000억원을 인수금액으로 제시했었다. KSS해운은 해양진흥공사(KOBC)와 1개월이내에 인수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STX가 중대한 위반사항으로 지목한 대여금 문제 여부도 해결할 과제다. STX는 흥아해운 유동성문제가 나타나게 된 배경중 하나가 필리핀 부지 대여금으로, 장기대여금이 사실상 회수 불가능한 부실채권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흥아해운은 이번 차순위협상자와의 긴급협상 마저 결렬될 경우 회생이 불투명하다. 동아탱커가 인수 되기전 발생했던 기한이익상실(EOD)로 채권단들이 선박을 반납받을 경우 청산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1961년 12월 설립된 흥아해운은 1976년 국내 해운사중 최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다. 선복량 기준 국내 5위 해운사였지만 동남아시아 항로시장 선복 과잉공급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주력이던 컨테이너선 사업부를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의 해운재건에 따라 장금상선에 매각했다. 이후 탱커선 사업이 경기침체 등 어려움을 겪다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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