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 회사가 헝가리에 공장을 짓고 삼성SDI에 공급을 추진한다. 삼성SDI는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해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적인 수급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 투자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케달리 헝가리(Kedali Hungary)는 괴될레에 약 4000만 유로(약 540억원)를 쏟아 공장을 세우고 삼성SDI에 (배터리 부품을) 납품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케달리 헝가리는 중국 선전 소재 케달리의 자회사다. 케달리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부품을 개발·제조한다. 배터리 음극부의 내·외부를 연결하는 음극마찰용접단자(이하 음극단자) 생산 기술을 갖고 있다. 음극단자는 전기차 1대당 약 100개의 들어가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케달리는 내년 봄 헝가리 공장의 시운전을 시작하고 2024년 본격적으로 음극단자를 양산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33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케달리는 헝가리 투자를 계기로 삼성SDI에 부품 납품을 타진하다. 헝가리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를 잡아 탄탄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케달리와의 협력은 삼성SDI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공급처를 다변화해 공급 차질 우려를 해소하고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삼성SDI는 2017년 5월 헝가리 괴드시에 공장을 준공하고 설비 투자를 지속해왔다. 이듬해 5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고 현재 4개인 생산라인을 8개로 늘리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헝가리에서만 20GWh의 생산량을 갖춘다는 목표다.
케달리는 삼성SDI의 증설에 맞춰 헝가리 공장의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가동 초기 2년간 6개의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2024년 총 10개로 확장한다.
한편, 유럽은 전기차 보급 확대로 배터리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신차당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기존 130g/km에서 95g/km로 대폭 강화하면서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다. 올해 1~10월 유럽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1배 급증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에 등극했다. 향후 5년간 전기차 생산은 6배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