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 현지 자동차 부품 공급 비중 확대에 나선다. 인도 정부의 기업 유치를 위한 지원을 활용하는 동시에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응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가네쉬 마니 현대차 인도법인 생산담당 이사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도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협력)기업을 찾는 중"이라며 "이미 우리의 밀접한 협력사인 콘티넨탈과 보쉬(이상 독일 자동차 부품사), 앱티브,는 물론만도를 비롯한 한국 기업이 인도 현지에서 (완성차 생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현지 수요 확대와 함께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인도 시장에서만은 선방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절정이었던 지난해 인도 내 생산·판매도 차질을 빚었으나 연말 들어 역대 최다 판매실적을 경신하며 빠르게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첸나이에 연 최대 68만대의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는 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현지 내수 판매량은 42만3642대, 수출은 9만8900대다. 인도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은 2대 자동차 판매회사이자 최대 수출기업으로서 위상이 굳건하다. 같은 그룹 계열사 기아차 역시 쏘넷 등 신차 인기에 힘입어 2019년 가동한 현지 공장을 연 30만대 이상으로 증산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본보 2020년 10월8일자 참조 '물 들어올 때…' 기아차, 쏘넷 돌풍에 인도공장 3교대 도입 추진>
마니 이사의 발언은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 유치 노력에 부응하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침체한 자국 경제회복을 위해 다국적 기업 유치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본보 2020년 9월12일자 참조 "글로벌 기업, 인도로 오라"…모디 정부, 27조원 '통큰 지원' 약속>
현지 업계와 언론도 현대차가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대신 인도를 새로운 자동차 부품 공급 거점으로 키우려 한다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를 단순한 생산 거점이 아니라 남미와 동유럽, 인도네시아 완성차 생산 공장을 위한 부품 공급 거점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현지 시장분석업체 아시안 마켓 시큐리티즈의 선임 애널리스트 샤우카트 알리는 현지 언론을 통해 "현대차는 (현지 부품업체와의 협업 비중이 큰) 마루티스즈키와 달리 만도 같은 자국 기업에 부품 공급을 의존해 왔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지화의 추진 필요성이 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