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페이스북이 '개인 정보 수집' 정책을 두고 애플에 법적대응을 숙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자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회사의 갈등은 2021년 애플이 iOS14를 적용하면서 광고업체 등이 '개인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서 '주인'의 승인을 받도록 하면서 시작됐다. 애플의 개인보호정책이 변경되면서 광고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페이스북이 큰 피해를 입게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들은 새로운 정책 시행 이전까지 아이폰 사용자의 동의 없이 검색 기록 등의 데이터를 확보해 성별, 나이, 관심사 등에 맞는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사용자가 정보제공을 거부할 수 있게 되면서 맞춤형 광고 제공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실제로 애플의 새로운 개인 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정보 제공여부를 묻는 팝업창이 뜨면 거의 대부분의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바뀐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따라 즉각적으로 7%의 매출이 손실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정책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고 있다. 애플과도 협의를 진행했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애플이 자신들의 정책을 교묘히 이용해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새로운 개인정보수집 정책에 따라 수집 여부를 묻는 팝업창은 앱을 다운로드할 때 뜨는데 애플의 앱들은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부터 깔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에 대해서 별도의 팝업창을 띄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이 애플과 법정다툼을 벌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페이스북 내부에서도 소송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페이스북 내부에서도 애플과 법적 다툼에 대한 반대목소리가 상당하다"며 "이는 페이스북이 애플을 협력사에서 직접적인 경쟁사로 보는 경향이 커졌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페이스북이 에픽게임즈가 선두에 서있는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 전쟁에도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미 에픽게임즈에 애플 관련 정보를 제공했으며 에픽게임즈와 스포티파이 등이 만든 '앱 공정성 연합' 참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애플 플랫폼을 둔 IT 업체들의 전쟁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