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대만 TSMC가 하반기 미국 애리조나 공장을 착공하고 내년 9월 중국 회사와 협력해 장비 구축에 돌입한다. 반도체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년 9월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 장비 설치를 시작한다. 중국 장시 한탕 시스템 인터그래이션(Jiangxi Hantang System Integration Co., Ltd·이하 한탕)이 장비를 공급한다.
한탕은 TSMC의 공장 건설과 인력 계획도 공유했다. 한탕은 TSMC가 7월까지 장비 주문을 마치고 하반기 건설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 직·간접 일자리 200여 개를 창출할 전망이다. 건설비는 미국 공장 1곳이 대만 공장 3~4곳과 맞먹는다고 한탕 측은 추정했다. 인건비도 미국에서 엔지니어 1명의 급여가 대만에서 6명과 비슷한 것으로 추산된다.
TSMC는 지난해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을 공식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 속에 TSMC는 120억 달러(약 13조4100억원)를 투입해 5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칩을 양산하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2만장으로 2024년 완공 목표다.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북부에 대규모 부지를 매입했다. 공장에 파견할 인력 1000명도 선발 중이다. 연봉 2배와 주택 제공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다.
미국은 상하수도를 포함해 인프라 구축과 2억500만 달러(약 2290억원)의 보조금 제공을 약속하며 TSMC의 투자에 화답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75%는 아시아 지역이 담당하고 있다. 해외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자 미국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설비 투자비 40%까지 환불해주는 투자세액공제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TSMC는 대만에서 용수 부족과 가뭄, 정전 등으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지어 이러한 고충을 타계할 수 있다. 애플과 퀄컴 등 핵심 고객사들의 능동적인 수요 대응도 가능해 미국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품귀 현상과 맞물려 TSMC는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TSMC는 연초 올해 28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300억 달러(약 33조원)로 상향했다. 4년간 총 1300억 달러(약 145조원)를 퍼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