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애플의 아이폰 위탁 생산업체 폭스콘이 대만 전기전자 부품 회사 야교(Yageo)와 반도체 합작사를 세운다. '애플 하청업체'라는 꼬리표를 떼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수요가 폭등하는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다.
폭스콘은 5일(현지시간) "야교와 대만에 반도체 회사 '엑스세미 코퍼레이션(XSemi Corporation·이하 엑스세미)'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엑스세미는 평균 판매가격이 2달러 미만인 반도체 칩 또는 소형 집적회로(IC)를 생산한다.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과 협력도 모색한다. 폭스콘과 야교는 이미 여러 회사를 접촉해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지난 30년 동안 가장 큰 격변에 직면해 있으며 심각한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라며 "지금이 다양한 부문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좋은 시기다"라고 밝혔다.
폭스콘이 야교와 합작사를 꾸리며 폭스콘의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폭스콘은 애플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을 다각화하고자 반도체 사업에 집중해왔다. 2016년 일본 전자 기업 샤프를 품었고 이듬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 인수를 추진하다 실패했다.
류 회장의 주도로 그룹 내 반도체 사업부 일명 'S차 그룹'도 꾸렸다. 류 회장은 당시 S차 그룹의 사장을 맡았다. S차 그룹 산하에는 구동 IC 분야 톈위, 지문인식·터치제어 IC 회사 쥔야오, 반도체 설비 업체 징딩(京鼎), 패키징 업체 쉰신(訊芯) 등을 뒀다.
설비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폭스콘은 작년부터 중국 칭다오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에 활용되는 고성능 칩의 패키징 공정이 이뤄지며 약 600억 위안(약 10조4100억원)이 투입됐다. 2025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도 폭스콘이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다. PC와 노트북, 스마트폰, 자동차 등 전 분야에서 수요가 늘며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류 회장은 지난 3월 실적발표 행사에서 "반도체 부족 문제가 2022년 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폭스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반도체 부족으로 주문의 10%를 이행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