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이슈] 신동빈 회장은 왜 日롯데홀딩스 아닌 일본롯데 상장 추진할까

형인 신동주 경영권 분쟁 종지부 필요충분조건 '상장'
실형 이력 탓 대표 재임중 롯데홀딩스 상장은 '부담'

 

[더구루=김도담 기자] 롯데그룹이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멈춰선 국내 호텔롯데 상장 대신 일본의 사업회사 '일본롯데' 상장 추진에 공 들이고 있다. 일본 사업의 주력였으나 최근 부진한 껌 부문 실적 개선을 위해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자일리톨 매출 회복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는 게 그 방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친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자 주요 사업회사 상장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일본 재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신동주 회장은 2015년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해임된 이후 관련 소송 연전연패로 수세에 몰려 있으나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고준샤·光潤社)의 최대주주로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으로선 주요 회사의 상장을 통해 롯데홀딩스의 그룹 지배력을 희석하는 것만이 형의 그룹 내 부활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경영권 분쟁 종지부 위해 사업회사 상장에 '사활'

 

복잡한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분석하면 신동빈 회장이 왜 상장에 공을 들이는지 이해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일본 내 주요 계열사와 롯데호텔 지분을 사실상 99% 보유하며 매출 면에서 일본 계열사를 압도하는 한국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자가 곧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셈이다.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둘러싼 승자는 현재까지 동생 신동빈 회장이다. 그는 현재 이곳의 대표이사이며, 올 6월 그의 오랜 친구이자 전문경영인 다마쓰카 겐이치(玉塚元一·59)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본보 2021년 6월11일자 참조 [구루&이슈] 日롯데홀딩스 전문경영인, 신동빈 회장의 꿈 '일본 상장' 이뤄낼까>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현 지위는 확고하지 않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직접 보유 지분은 약 4%에 불과하다. 신동빈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13.9%), 임원지주회(6%) 등의 지지 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가 지지를 철회하는 순간 상황은 급격히 바뀔 수 있다. 더욱이 형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확보한 채 공공연히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일본 재계에선 광윤사의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31.5%에 이르는 최대주주인 만큼 신동주 회장 본인 지분율 1.8%를 더하면 주요 의사결정 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3분의 1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본보 2021년 3월16일자 참조 [단독] '롯데 경영권 갈등 리스크 여전'…日 신간서 집중 분석>

 

신동빈 회장이 현 상황에서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 불씨를 없애는 방법은 이론상 세 가지다.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본인 편으로 끌어들이거나, 롯데홀딩스를 상장하는 등의 방식으로 광윤사의 롯데홀딩스 지분율을 끌어내리거나, 호텔롯데나 일본 롯데의 상장 등을 통해 아예 롯데홀딩스의 그룹 지배력을 끌어내리는 방법이다. 다만, 첫 번째 방법은 형 신동주 회장이 이미 과반 이상 지분을 확보한 만큼 실질적으론 2~3번째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롯데홀딩스 상장 사실상 어려워…日롯데 상장에 사활

 

일본 재계에선 롯데홀딩스 상장도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의 실형 이력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재판 과정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으며 2018년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대법원까지 항소했으나 2019년 대법원에서도 이를 확정했다. 그는 당시 4년의 집행유예로 실형만은 면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국내에선 재벌 총수가 실형을 받고도 옥중 경영을 하거나 집행유예 판결 직후 경영에 복귀하는 일이 흔하지만 일본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유죄 판결 직후 사임하는 게 보통이다. 특히 상장 회사의 경우 경영진이 검찰에 기소되는 단계에서 이미 사임하는 게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형 신동주 회장이 지난해(2020년) 일본 법원에 동생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소송을 낸 것도 이 같은 '상식'에 기반한 것이다. 형 신동주 회장은 일본 회사법을 근거로 동생 신동빈 회장을 해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형 신동주 회장은 올 4월 1심 판결에서 패소했으나 지난 6월 항소 의지를 밝혔다. <본보 2021년 6월14일자 참조 [단독] 신동주 회장 "신동빈 회장 日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건 항소">

 

 

롯데홀딩스의 상장 추진이 어려운 건 이 같은 상황 때문이다. 일본 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업무 관련 형사처벌 이력이 있는 경영진의 유지는 일본 재계의 '상식'에 맞지 않고 여론의 공격을 받을 빌미가 될 수 있다.

 

즉,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이 이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선 호텔롯데와 일본 롯데를 상장하는 방식으로 롯데홀딩스의 그룹 지배력을 약화하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하다.

 

롯데그룹이 2017년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연결고리가 낮은 롯데지주를 설립해 계열사 상당 수를 이곳에 편입한 것도, 올 들어 코로나19로 당장의 상장 추진이 어려워진 호텔롯데 대신 호텔롯데 산하 롯데렌탈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BTS와의 대대적인 협업 캠페인을 앞세워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일본롯데의 실적 회복과 이를 통한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이 방법만이 신동빈 회장의 현 그룹 경영권을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본보 2021년 6월25일자 참조 日롯데홀딩스 지난해 1조원대 적자…신동빈 회장 상장 계획 '첩첩산중'>

 

일본 시사월간지 '월간 겐다이(現代)'는 지난 22일 기업심층연구 보도에서 "신동빈 회장의 형사처벌로 롯데홀딩스의 일본 상장이 어려워진 만큼 일본 롯데의 상장을 형제 간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며 "신동빈 회장과 그가 선임한 전문경영인 다마쓰카가 일본 롯데의 경영 악화 속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을 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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