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일본 극우 성향 언론이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EV 리콜 사태를 비롯해 잇단 화재 사고를 언급하며 한국 업체들이 만든 배터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안전성보다 가격을 낮추는 데 주력한 결과라며 잦은 화재가 경쟁사인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30일 "GM의 전기차 발화 사건으로 한국산 배터리의 문제가 드러났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번 리콜 사태가 미치는 파장은 상당하다"며 "GM은 전동화 전략에 타격을 입었고 한국 배터리 업계에서도 배터리 제조에 관한 기초적인 기술에 우려가 있음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산케이는 한국 업체의 배터리가 화재 이슈에 여러 차례 휘말린 사실을 지적하며 일본 제품과 대조했다.
산케이는 "LG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자동차의 코나 EV도 발화 문제가 지속됐다"며 "미국 포드와 독일 BMW는 삼성SDI의 배터리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중국 제조사도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있었지만 일본 자동차 제조사에서 생산하는 순수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에서는 화재 사고가 보고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속도와 온도, 습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철저한 테스트를 거친 결과라는 설명이다.
산케이는 "배터리의 발화 문제는 한국 기업이 일본과 같은 기술을 확립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기업들은 안전성 향상보다 가격 경쟁력을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산케이는 안전 이슈를 해소하지 못하면 중국 기업들에 추격당할 수 있다고 봤다. 배터리 생산의 국제적인 분업 속에 한국 업체들의 역할 축소도 우려했다.
산케이는 "소재와 부품에서는 일본 기업이 우위를 갖고 제조 원가에서는 중국, 장기적으로 아시아 신흥국이 우세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일본이 소재를 공급하고 중국 등 신흥국이 이를 조달해 배터리를 생산하는 분업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에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GM은 볼트 EV에서 발생한 화재로 지난해 11월 2017∼2019년식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시행했다. 지난달 추가 리콜에 착수했다. GM은 "앞서 리콜했던 동일 배터리 셀에서 두 가지 드문 제조 결함이 동시에 발생한 것이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며 리콜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