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SDI가 미국 첨단 소재 회사가 제기한 리튬이온 배터리 첨가제 관련 특허 무효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삼성SDI는 항소를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4일(현지시간) 어센드 퍼포먼스 머티리얼즈(Ascend Performance Materials·이하 어센드)가 삼성SDI를 상대로 낸 특허무효심판(IPR)에서 어센드의 손을 들어줬다.
PTAB는 소송 대상이 된 삼성SDI의 특허 청구항이 모두 무효라고 판단했다. 삼성SDI가 출원한 특허에 쓰인 기술 범위가 광범위할뿐 아니라 유사한 첨가제가 이미 존재해 무효라는 어센드의 주장에 동의했다.
어센드는 지난 2019년 삼성SDI의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특허(특허번호 US9819057B2)가 무효라며 PTAB에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의 전해질 첨가제 '트리노헥스 울트라(Trinohex Ultra)'에 쓰이는 기술이 담겨 있어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다른 배터리 제조사에 제품을 판매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소송을 제기, 중국에서 진행한 소송에서도 일부 승소를 이끌어냈다.
쟁점이 되는 특허는 삼성SDI가 지난 2012년 미국 특허청(USTPO)에 출원했다.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해질 첨가제 관련 기술이 담겨 있다. 이를 활용하면 인화점을 높이고 발화를 지연시켜 열충격 내구성을 높이고 전지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삼성SDI의 설명이다.
댄 버크 어센드 변호인은 "어센드는 PTAB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제한적인 특허라는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PTAB는 기존 특허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이전에 잘 알려진 첨가제인 것을 고려할 때 무효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PTAB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최종이 아닌 1심 결과가 나온 것인 만큼 아직 특허가 완전히 무효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중국 재판은 항소를 진행 중이며 미국 재판 또한 항소할 예정으로 계속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어센드는 지난 2009년 설립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회사다. 자동차, 전기 및 전자, 소비자 및 산업 제품에 사용되는 고성능 폴리머, 섬유 및 특수 화학 물질을 생산한다.
미국, 유럽 및 중국에 9개의 글로벌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트리노헥사 울트라는 2018년 출시한 전해질 첨가제로 양극 주위에 보호막을 형성해 금속 이온 용해, 전해질 분해 및 불화수소 공격을 방지한다.